원/달러 환율이 1365원까지 올랐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쇼크에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사라지면서 달러 몸값이 치솟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원/달러 환율이 1370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지난 11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9.2원 오른 1364.1원에 장을 마쳤다. 2022년11월10일(1377.5원) 이후 최고치다. 환율은 직전일에 비해 10.1원 오른 1365.0원에 거래를 시작했고 줄곧 1360원대에서 움직였다.
원/달러 환율이 오른 배경은 멀어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다. 지난 10일(현지 시각) 미 노동부는 3월 CPI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3.5%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3.7%)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시장 예상치(3.4%)를 웃도는 수치다.
미국의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시점도 멀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CPI 발표 직후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3회에서 2번으로 줄였고 첫 금리 인하 시점은 7월로 예상했다. JP모건은 "6월 금리 인하에 대한 문이 닫혔다"면서 "이제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연준 위원들도 매파적 발언을 쏟아냈다. 연준이 발표한 3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은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해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얻을 때까지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것"으로 언급했다.
연초부터 상승세를 보이는 달러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105.189까지 올랐다.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양호한 노동시장 여건에 6월 연준 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달러에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CPI 이후 시장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연내 3회에서 1~2회로 축소한 상황"이라면서 "경제지표에 따라 한동안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원/달러 환율 상단은 1370원대까지 열어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