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와 강달러에 원자잿값이 급등하며 건설업체 줄도산이 현실화됐다. 63스퀘어와 경부고속도로 등 유명 건축물과 인프라를 시공한 신동아건설, 삼부토건이 잇따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며 추가 도산 업체가 발생할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순위 58위 신동아건설과 대저건설(103위)에 이어 삼부토건(71위)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날 시평 138위 안강건설도 올해 네 번째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해 종합건설기업의 폐업 신고 건수를 641건으로 집계했다. 해당 조사가 시작된 2005년(629건) 이후 19년 만에 최대 규모다. 폐업 신고는 ▲2021년 305건 ▲2022년 362건 ▲2023년 581건 ▲2024년 641건으로 3년 연속 증가했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건설업체들의 유동성 위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신동아건설과 삼부토건의 부채비율은 각각 400%, 800%대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100%를 넘어가면 자본 대비 빚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보지만 업종별로 부채가 수반되는 경우가 있어 건설업의 경우 통상 200~300%를 적정 수준 초과라고 평가한다.
시공능력 30위권 건설업체 가운데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200%를 넘은 곳은 ▲태영건설 748%(이하 시공능력 순위 24위) ▲금호건설 640%(20위) ▲코오롱글로벌 559%(19위) ▲HL디앤아이한라 269%(30위) ▲SK에코플랜트 251%(9위) ▲동부건설 249%(22위) ▲GS건설 238%(6위) ▲계룡건설 231%(17위) ▲한신공영 220%(28위) ▲롯데건설 217%(8위) 등이다.
50위원 건설업체 중에서는 ▲두산건설 338%(32위) ▲HJ중공업 498%(36위) ▲효성중공업 278%(39위) ▲SGC이앤씨 308%(40위) 등이 부채비율 200% 이상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채권단 주도의 대규모 구조조정 방식이 이뤄지진 않을 것으로 보면서 개별 회사 구조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그룹사가 아니면서 주택사업 매출 비중이 큰 건설업체들의 위험 요인이 큰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정부가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건설업체의 개별 구조조정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쇄 위기는 발생하지 않겠지만 정부당국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All100자문센터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아파트 미분양을 매입하는 대책이 최근에 발표됐는데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고금리가 지속돼 이자비용 감축 등의 정책도 필요해 보인다. 제2의 삼부토건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