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급등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올해 하반기까지 계속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특히 하반기 수입 소고기, 치킨 가격, 항공료 인상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국은행은 오늘(27일) '환율의 장단기 물가 전가 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환율 변동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습니다.
패널 고정 효과 모형 분석에 따르면 환율 변동률이 10%p 상승한 후 1년 동안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총 0.47%p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초반 3개월(단기)의 전가 효과가 0.28%p, 이후 4~12개월(장기)의 전가 효과가 0.19%p로 측정됐습니다. 단기 효과가 장기 효과보다 큰 셈입니다.
소비자물가 전가는 환율 변동 후 9개월 뒤 최대를 기록하고 점차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만 최근과 같이 환율이 급등해 3개월 이상 유지된 경우를 분석한 결과, 단기 효과가 0.31%p, 장기 효과가 1.30%p로 오히려 장기 효과가 훨씬 컸습니다.
가격을 동결하던 기업들이 고환율 장기화로 뒤늦게 가격 인상에 동참하면서 환율의 물가 전가 효과가 확대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환율 변화의 품목별 영향도 함께 분석했습니다.
환율 급등기에는 환율 변동 후 3개월 안에 물가가 움직이는 환율 단기 민감 물가가 크게 급등락했습니다.
환율 변동 이후 9개월 동안 천천히 움직이는 환율 장기 민감 물가는 등락폭이 훨씬 작으면서도 시차를 두고 오랫동안 환율 영향을 받았습니다.
대표적인 장기 민감 품목을 살펴보면 대표 외식 메뉴인 치킨, 칼국수, 소고기와 외식 제외 서비스 중에서는 국내 항공료, 승용차 임차료(렌트 비용) 등이 있었습니다. 소파와 내의, 선글라스도 환율 변동 이후 장기적으로 영향을 받는 품목으로 꼽혔습니다.
연구팀은 결론적으로 "향후 환율이 다소 하락해도 그간 환율이 급등했던 것이 올해 하반기에도 잠재적인 물가 상승 요인으로 남아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