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1년만에 1000억 기업가치 받은 곳도
AI 시대 열리며 메모리 용량 중요해져
CXL 시장 규모, 2028년 약 20조원 전망
벤처투자업계, 뭉칫돈 투자 잇따라
인공지능(AI) 반도체와 함께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이 주목받으면서 모험자본 대표 주자인 벤처캐피털(VC)들도 관련 기업에 투자를 속속 집행하고 있다. 창업 1년 만에 기업가치 1000억원을 인정받은 기업도 나타나 업계 관심이 몰리고 있다.
CXL은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반도체를 잇는 인터페이스 기술을 말한다. 고성능 CXL D램을 적용하면 서버 1대당 메모리 용량을 8~10배 이상 늘릴 수 있다.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AI 기술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용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CXL 시장의 성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며 “기존 메모리 반도체의 용량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CXL 기술이 적용된 메모리 반도체가 발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XL 메모리 솔루션에 활용하는 칩렛을 개발하는 기업 프라임마스는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오는 6월까지 670억원을 모아 이를 바탕으로 제품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현재 해외 투자사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하고 있다.
2022년 12월 설립된 프라임마스는 SK하이닉스 부사장 출신 박일 박사가 미국 뉴욕에 설립했다. 주력 제품인 모듈 구조의 반도체 ‘허브 칩렛 SoC’이 AI 반도체에 활용된다. 칩렛 구조의 SoC는 제품 개발부터 공급까지의 기간을 기존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기존 AI 반도체칩 제조 비용을 최대 10분의 1 수준으로 절감 가능하다.
프라임마스는 지난해 9월 프리A 투자로 93억원을 모았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아주IB투자, 신한은행, 에이벤처스, 레이니어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투자를 집행한 VC 심사역은 “프라임마스는 CXL 인터페이스 기술과 SoC 집적화, 높은 디램 인터페이스 이해도를 바탕으로 CXL 메모리 솔루션 개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타사 CXL 컨트롤러 SoC 대비 최소 2배에서 최대 64배 많은 대용량 D램 메모리 지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 처리에 특화된 ‘CXL 지능형 메모리’를 개발하는 시스템 반도체 기업 메티스엑스도 시리즈 A 투자금을 모으고 있다. 500억원 이상을 유치해 CXL 3.0 기반의 지능형 메모리를 위한 칩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CXL 설계자산(IP) 스타트업 파네시아도 지난해 9월 160억원의 투자금을 모았는데, 창업 1년 만에 기업가치 1000억원을 인정받아 업계 주목을 받았다.
VC들이 일찌감치 CXL 기업 투자에 나서는 이유는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언어모델과 자율주행 등 AI가 다방면에 활용되면서 연산능력보다는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BW)의 중요성이 커졌다. 이에 디램 제조사들은 CXL 프로토콜을 이용해 메모리 용량을 확장하기 위해 CXL 메모리를 개발 중이다.
시장 규모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시장정보업체 욜그룹은 세계 CXL 시장 규모가 오는 2028년 150억달러(약 2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고, 그중 80%인 120억달러(약 16조원)가 CXL D램 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