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가방, 인형부터 CD플레이어까지 독특한 형태의 앨범을 발매하며 ‘실물앨범 무용론’을 깨트릴 돌파구를 찾고 있다. '랜덤 굿즈'를 위해 대량으로 사고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실용성과 디자인으로 소장가치를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24일 그룹 에스파가 CD 플레이어를 포함한 한정판 앨범 '아마겟돈 CDP(CD Player)버전‘을 내놨다. 오는 27일 발매되는 첫 정규 앨범의 버전 중 하나인데 이번 앨범에 수록된 총 10곡을 바로 재생할 수 있는 CD 플레이어 형태다.
또 블루투스 이어폰 등 무선 음향 기기 연결을 지원하고 ‘추억의 CD플레이어’라는 점에서 3.5파이 줄 이어폰 단자도 사용할 수 있다. CD 플레이어로 노래를 듣는 세대가 아닌 소비자에게 ‘처치곤란’으로 여겨지던 앨범 구성품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앞서 그룹 엔시티 위시의 데뷔 싱글인 ‘WISH’ 앨범에도 실물 앨범의 변화를 꾀했다. ‘스마트 앨범’이라고 불리는 ‘WICHU’ 버전에는 통상 앨범의 필수 구성품이라 여겨지는 CD와 두꺼운 사진 부록을 빼고 NFC(근거리 무선 통신)형태로 대체했으며 인형 키링을 포함했다.
그룹 뉴진스는 10일 다음 달 21일 공개되는 일본 데뷔 싱글 '슈퍼내추럴'(Supernatural)을 '가방 음반'으로 제작한다고 밝혔다. CD와 포토카드 등 음반 구성품을 실제 들고 다니는 가방에 담아 판매하는 것인데, 뉴진스의 데뷔 앨범인 ‘New Jeans’도 이러한 형태로 출시돼 당시 화제를 모았다.
최근 케이팝 앨범 판매가 과열되면서 발생하는 쓰레기가 주목을 받았다. 랜덤굿즈나 사인회 응모권 등을 위해 대량으로 사고 버려지는 경우가 많고 청취용으로서 CD의 역할도 퇴색된지 오래라 '실물 앨범'의 무용론이 지적됐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새로운 시도에 주 소비자인 팬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격이 더 비싸더라도 디자인이 독특하거나 실용성이 있는 앨범은 사고 싶게 만든다”, “포토카드나 랜덤 굿즈 때문에 여러 장 사놓고 듣지도 못했는데 실용성 있어 좋다”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