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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세븐, BGF·GS네트웍스 지분 보유
편의점 3사, 23년 전 합작법인 설립 시 보유 
"지분 유지"…주가·배당금 등 관건

 

편의점들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편의점 업계에서 1·2위를 다투는 CU와 GS25, 그리고 미니스톱을 인수해 몸집을 키운 세븐일레븐이 3위입니다. 그중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지난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뒀는데요. 미니스톱과의 통합 작업 여파로 최근 2년 연간 적자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34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경쟁사를 품은 것이 수백억의 적자를 낳은 셈입니다.

 

이처럼 편의점 업계는 적자를 감수하며 몸집을 키울 만큼 경쟁이 치열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과거엔 서비스 확장을 위해 편의점들이 힘을 모으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 흔적은 코리아세븐이 CU와 GS25의 그룹사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남았습니다. 코리아세븐은 이 지분들을 당장 처분할 계획은 없다고 합니다. 더불어 지분을 보유하는 이유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습니다.

 

미니스톱 말고 또 다른 지분 있다고

코리아세븐은 BGF와 GS네트웍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BGF는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지주회사입니다. GS네트웍스는 3PL, 택배 등을 전개하는 물류전문회사로 GS리테일이 대주주인 회사입니다. 

 

물론 코리아세븐이 보유한 지분은 두 회사의 경영을 좌우할 정도는 아닙니다. 코리아세븐이 보유한 BGF 지분은 0.23%(22만1102주)고요. GS네트웍스 지분의 경우 0.55%(21만8502주)입니다. 특히 GS네트웍스의 지분은 GS리테일이 2023년 말 기준 99.23% 보유하고 있는데요. 이를 제외한 기타 지분이 0.77%인데, 그중 코리아세븐이 0.55%를 가지고 있습니다.

코리아세븐

코리아세븐이 지분을 취득한 원가는 각각 BGF 18억2034만원, GS네트웍스 19억2391만2000원으로 총 37억4425만2000원입니다. 올해 1분기 기준 장부금액을 보면 각각 8억2692만1480원, 9억394만2774원입니다.

 

이 주식들은 기타포괄손익에 반영돼 있습니다. 기타포괄손익이란 당기에 손익이 발생하지 않은 손익을 말합니다. 즉, 지분을 처분한 게 아니기 때문에 당기순이익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시장에서 정해진 가격으로 공정가치를 측정해 장부가액을 책정하는데요. 코리아세븐이 지분을 팔지 않고 갖고 있음으로써 책정된 미실현 보유손익은 올 1분기 말 기준 총 20억1338만7746원입니다. 

 

지분 갖게 된 배경은

코리아세븐이 지분을 보유하게 된 배경은 2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난 2001년 주요 편의점 3사였던 LG유통과 훼미리마트, 바이더웨이는 공동 택배서비스를 추진하기 위해 합작법인을 설립했습니다. 합작법인명은 'CVS넷'이었습니다. 편의점 3사가 힘을 합쳐 기존 택배업체들에 맞서겠다는 의지였죠. 이들은 편의점 점포를 활용해 인터넷 쇼핑몰 상품 픽업서비스부터 인접 지역 내 택배서비스 등을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당시 신설법인 자본금은 총 30억원이었습니다. LG유통과 훼미리마트는 각각 19.9%, 동양마트는 18.0%의 지분을 출자했습니다. LG유통은 GS리테일의 전신입니다. LG유통은 1974년 럭키슈퍼마켓으로 시작해 LG25, LG마트 등을 열었습니다. 2002년엔 LG슈퍼센타, LG유통, LG백화점 등을 흡수·합병하고, 2004년 LG그룹에서 분할해 GS홀딩스에 편입됐습니다.

2005년 GS그룹이 출범하면서 GS리테일로 사명을 변경했는데요. LG마트, LG슈퍼, LG25 등은 각각 GS마트, GS수퍼마켓, GS25 등으로 사업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GS마트와 GS백화점은 롯데가 2010년 2월 인수했습니다. 현재의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이 됐죠.

 

훼밀리마트는 현재의 CU이고요. 바이더웨이는 동양그룹에서 시작해 오리온그룹 계열이었다가, 2010년 1월 롯데에 매각되면서 세븐일레븐이 되었습니다. 바이더웨이가 갖고 있던 CVS넷 지분을 코리아세븐이 보유하게 됐습니다.

 

다시 합작법인 이야기로 돌아가면 CVS넷은 2020년 7월 GS네트웍스에 흡수합병됐습니다. 앞서 CU는 2016년에 자사  택배서비스를 위해 자회사 BGF포스트를 설립했습니다. 합작법인이 GS네트웍스 품으로 돌아가면서 바이더웨이가 보유했던 CVS넷 지분은 코리아세븐에게 남겨졌습니다. 한마디로 코리아세븐이 보유한 BGF와 GS네트웍스의 지분은 과거에 편의점 업체들이 힘을 합쳐 택배사업을 키우려 했던 흔적인 셈입니다.

소비자가 편의점 택배를 이용

 

세월이 흘러 현재는 각 편의점들이 차별화된 자체 택배서비스를 내세우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CU는 '알뜰택배', GS25는 '반값택배' 등에 세븐일레븐도 저렴한 가격에 택배서비스를 운영 중입니다. 택배서비스 외에도 주류, 신선식품, PB(자체브랜드) 상품 등 다양한 경쟁 요소들도 갈수록 늘고 있죠.

 

코리아세븐이 양사의 지분을 계속 보유한다면 해당 주가가 오를수록, 또 배당금이 높아질수록 코리아세븐도 이득을 보는 구조입니다. BGF는 상장사이고 GS네트웍스는 비상장사입니다. 향후 코리아세븐이 양사의 지분을 처분할지도 주목됩니다. 어느 시점에 매각하느냐에 따라 수익도 달라지겠죠.

 

코리아세븐 측은 "지분을 보유하기로 했다" 밝혔습니다. 처분하지 않고 보유하는 이유에 대해선 들을 없었습니다. 코리아세븐은 지분들을 굳이 보유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앞으로 지분의 향방은 어떻게 될까요. 무척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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