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0.2% 삼성화재 0.49% 인상…풍선 방지
업계 '이복현 원장, 금리 올리지 말랬는데' 부담도
생명·손해보험업계 1위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잇따라 인상했다. 은행이 주담대 옥죄기에 나서자 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는데, 일부에선 자산운용 측면에서 수익률을 높이려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맏형'들이 총대를 메면서 다른 보험사들도 금리 인상 행진에 동참할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생명은 28일 주담대 금리를 기존 대비 평균 0.2%포인트 인상했다. 이날 삼성생명 홈페이지에 공시된 비대면 대출금리는 3.49~4.79%였지만,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대면 주담대 금리는 이보다 소폭 높은 3.59~4.94%였다. 삼성화재는 지난 26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49%포인트 올렸다. 이에 따라 삼성화재 주담대 금리는 3.68~6.13%로 높아졌다.
이런 금리 인상은 시중은행에서 막힌 대출수요가 보험사 등 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인상 전 삼성화재의 주담대 금리는 최저 3.19%로 5대 은행(KB국민·하나·신한·우리·NH농협은행)의 주담대 고정형(5년 주기형) 금리 3.65~6.05%보다 낮았다.
금리뿐 아니라 한도면에서도 2금융권은 느슨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받고 있어 우려를 키웠다. 보험사의 경우 DSR이 50%로 은행(40%)보다 높아 대출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DSR는 모든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2단계 스트레스 DSR에서도 보험사는 은행 대비 완화된 규제를 적용받는다.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동참한다'는 명분을 얻은 보험사들로서는 가파른 금리인상이 가능해진 상태다. 새 회계기준인(IFRS17) 도입에 따라 위축된 저축성보험 판매 수익을 메우기 위해 자산운용 규모가 비교적 큰 주담대 대출 이자를 높이는 것도 내심 달갑다. 특히 업계 선두사가 먼저 금리를 상향 조정하면서 다른 보험사들이 이를 따르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다만 한쪽에서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은행권 금리 인상을 강하게 비판한 데 대한 부담도 드러내고 있다. 대형 생보사 한 관계자는 "표면적인 금리조정보다 대출심사 강화 등 다른 방법으로 주담대를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