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합 반도체 기업(IDM) 인텔의 추락세가 무섭다. 이 때문일까?
최근 여러 위기론이 돌고 있는 삼성전자도 인텔과 같은 길을 피하기 위해 '설계·파운드리 사업을 분사, 사업별 경쟁력을 키우지 않을까' 하는 예상이 많았다. 이런 시장의 전망에 삼성전자는 침묵으로 대응해 왔는데, 7일 이재용 회장이 직접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날 필리핀을 방문 중인 이 회장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파운드리) 사업의 성장을 갈망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사업 부진이 이어지던 삼성의 파운드리와 시스템 LSI 사업의 분사 가능성을 사실상 일축한 셈이다.
이 회장은 2019년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며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만 2030년까지 133조 원을 투자해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21년에는 추가로 38조 원을 더해 총 171조 원이 투자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결코 쉬운 길은 아니다. 이 회장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새 반도체 공장을 짓는 삼성의 프로젝트 진행이 "변화하는 상황과 미국의 기타 여건의 변화로 인해 조금 힘들어졌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테일러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공장의 가동 시점을 2026년으로 연기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의 결단 어린 발언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본다. 지난 8월 파리 올림픽 후 귀국할 때 출장 성과를 묻는 말에 이례적으로 “실적으로 보여야죠”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지난 5월 전영헌 부회장으로 수장을 전격 교체한 후 내부 조직 정비에 나섰고, 연말에는 큰 폭의 인사 개편도 예상된다.
과연 삼성전자가 최근의 부진을 씻고 이재용 회장의 의지대로 다시 세계적인 흐름을 주도하는 기업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