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알리바바 내년 조인트벤처 설립키로
이커머스 경쟁력 제고·셀러 해외 진출 지원
신세계그룹이 알리바바 그룹과 손을 잡는다.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를 자회사로 둔 합작법인을 세우고 국내 이커머스 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한다. 양사는 국내 셀러들의 해외 마켓플레이스 진출도 지원하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26일 밝혔다.
JV의 출자 비율은 5대5다. 신세계그룹은 G마켓을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2025년 설립 예정인 JV에는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독립적으로 플랫폼을 운영한다.
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결정하게 된 것은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력 생태계 구축으로 시너지를 창출하고 효율을 개선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셀러 해외 진출 지원
신세계그룹은 이번 계약을 통해 G마켓과 거래하고 있는 60여만 셀러가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의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200여개 국가와 지역에 G마켓 셀러가 판매하는 국내 우수 상품을 소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G마켓은 기존 셀러가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의 글로벌 플랫폼에 보다 쉽게 입점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G마켓 셀러는 별도 추가 절차 없이 G마켓에 등록한 상품을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의 글로벌 플랫폼에 자동으로 연결되도록 하는 식이다. 알리바바 인터내셔널 역시 강소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통한 새로운 사업 기회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본격적인 상품 운영은 합작법인 설립이 마무리되고 관련 시스템 개발이 완료되는 내년 상반기 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사업에 속도를 내 최대한 빨리 상품 운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양사는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이 축적해온 IT 기술을 G마켓에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의 쇼핑 환경을 개선해 쇼핑 편의성을 극대화 한다는 구상이다. 셀러 역시 상품을 노출하는 방식, 판매 및 마케팅 분석 등을 통해 보다 세밀한 상품 운영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양사는 국소비자의 선택권과 쇼핑 경험을 높이기 위한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외에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이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사인만큼 추후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투자 유치도 가능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으로 국내 셀러의 전세계 진출 교두보가 마련되고 동시에 K-상품의 판로 개척 및 저변 확대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유통 생태계를 조성해 G마켓의 차별화 된 고객경험 혁신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3.5조 주고 샀는데
신세계그룹은 지난 2021년 11월 이마트를 통해 3조5000억원에 G마켓(당시 이베이코리아)을 인수했다. 이는 신세계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었다. 특히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인수 의지가 강했다. 인수전 당시 정 회장은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며 이베이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인수 당시만 해도 G마켓은 2005년부터 15년간 흑자를 낸 유일한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M&A 시장 알짜 매물로 꼽혔다. 신세계그룹 역시 G마켓 인수로 단숨에 이커머스 시장 3강 지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G마켓의 입지는 점차 줄어들었다. 이커머스 시장 중심축이 쿠팡 등 직매입업체로 이동했고 오픈마켓 시장은 네이버가 사실상 장악했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은 SSG닷컴의 오픈마켓 서비스를 종료해 사업 영역을 정리하는 한편, G마켓과 SSG닷컴의 통합 멤버십도 내놓는 등 SSG닷컴과 G마켓의 시너지에 집중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G마켓은 2022년 654억원, 지난해 321억원 등 신세계그룹에 편입된 후 계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G마켓은 올 1~3분기에도 누적 341억원의 손실을 냈다.
결국 신세계그룹은 지난 6월 인사를 내고 G마켓 대표이사를 처음으로 교체했다. 신세계그룹이 인수할 당시 대표였던 전항일 전 대표가 2선으로 물러나고, 정형권 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이 G마켓의 신임 대표로 합류했다.
일각에서는 신세계그룹이 대표이사를 교체할 당시부터 G마켓 매각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알리바바와의 파트너십 역시 역시 3년 내 합작법인의 IPO를 추진하기로 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IPO가 어려울 경우 알리바바그룹이 신세계그룹의 지분 G마켓을 인수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다. 이 경우 사실상 신세계그룹이 G마켓을 알리바바에 매각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IPO에 대해 신세계그룹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