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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2021년 G마켓 3조4400억 인수
인수 후 적자 기업 전환...中 알리바바에 SOS

신세계그룹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국 알리바바와 손을 잡는다. 사진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신세계그룹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국 알리바바와 손을 잡는다. 사진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3조원 이상을 들여 인수한 G마켓 살리기에 나섰다. 그룹의 기대를 받았던 G마켓이 적자 기업으로 전락하면서다.

 

위기 극복을 위한 정 회장의 선택은 중국 자본 유입이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그룹 알리바바와 조인트벤처(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정 회장의 이 같은 선택을 두고 업계의 평가는 엇갈린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신세계그룹·알리바바 연합의 약진을 기대하는 긍정론이 나오는 한편, 중국 기업과의 협력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부정론도 제기된다.

 

적자 G마켓, 중국 자본 들어온다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는 오는 2025년 출범을 목표로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을 설립한다. 출자 비율은 5대 5다. 알리바바 자회사인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이 합작법인을 설립하면, 신세계그룹 측이 이마트 자회사 아폴로코리아가 보유한 G마켓 지분 전량을 현물출자한다. 

 

알리바바 측은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지분과 현금 30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작법인 설립이 완료되면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하위 자회사로 편제된다.

 

신세계그룹 입장에서는 돌파구 마련이 필요했다. 지난 2021년 G마켓 지분 80.01%를 3조4400억원에 인수하며 기대감을 모았지만, 빛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G마켓은 신세계그룹 체제에서 적자 기업으로 전환됐다. G마켓은 지난해에도 3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G마켓이 이커머스 핵심 경쟁력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신세계그룹 측은 기대한다. 특히 기대되는 효과는 ▲G마켓 셀러의 글로벌 진출 교두보 마련 ▲글로벌 수준의 알리바바 IT 기술 유입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 등이다. 이는 국내 셀러 성장과 소비자 선택권 및 편의성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신세계그룹 측 판단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알리바바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으로 국내 셀러의 전 세계 진출 교두보가 마련되고 동시에 K-상품의 판로 개척 및 저변 확대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유통 생태계를 조성해 G마켓의 차별화 된 고객경험 혁신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신세계그룹이 이커머스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알리바바에게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6월 CJ그룹과 손잡고 물류 및 제품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쿠팡·네이버 등 경쟁 상대에 뒤진 빠른배송·상품·콘텐츠 등의 역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양사의 사정을 잘 아는 정형권 G마켓 대표는 승산이 있다고 본다. 알리바바코리아 총괄 등을 지낸 그는 “G마켓의 상품 신뢰도 및 서비스 체계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알리바바의 상품을 통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선도하는 플레이어로 성장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인 협업 및 투자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지속 확보해 나가겠다”고 자신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현황
국내 이커머스 시장 현황

신세계·알리바바 연합...쿠팡·네이버 체제 흔들까

 

관건은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의 합작법인 설립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새로운 국면을 가져올 수 있느냐다. 관련 시장은 최근 몇 년 간 지속 성장세다. 하지만 쿠팡과 네이버가 양대산맥을 구축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쿠팡과 네이버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2022년 기준)은 각각 24.5%, 23.3%다. 두 기업이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을 추격하는 G마켓의 시장 점유율은 10% 내외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 합작법인으로 양사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지만, 그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유통 시장에서 잠재적인 우려 요인이던 C(China·중국)커머스의 침투율 증가를 이번 딜로 이마트가 향유할 수 있게 되면서 오히려 기회 요인으로 전환됐다”며 “향후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 간 시너지 창출로 G마켓의 성장 모멘텀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의 글로벌 경쟁력을 활용해 고객 유입을 강화할 것”이라며 “신세계그룹은 풀필먼트, 식품 결합 등으로 쿠팡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투자를 지속하지 못하면 성공 가능성은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C커머스의 한국 진출에 대한 소비자 반감과 개인정보 유출 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진협 애널리스트는 “중국 자본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반감이 형성될 수 있어 이마트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며 “개인정보 관련해서도 향후 합작법인은 소비자들에게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설득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알리바바와 신세계그룹은 각각 물류 풀필먼트와 데이터 역량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며 “쿠팡과 네이버 같은 강력한 선두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도이번 합작법인이 상위 2 업체(쿠팡·네이버) 시장 지배력을 위협하는게임 체인저 있을지는 의문이라며과거 대비 공격적인 가격 전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합작법인의 국내 거래 금액(GMV) 규모는 상위 2 업체 대비 많이 낮은 수준이며 배송 편의 측면에서도 서비스 격차가 존재한다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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