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세계 최대 광산 기업 BHP이 영국 동종업체 앵글로 아메리칸에 대한 인수에 의욕을 보이며 약 58조원 규모를 제안했지만 두 번 연속 거절당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런던 증시 상장사인 앵글로 아메리칸은 BHP가 내놓은 340억 파운드(58조5천억 원) 규모의 인수 제안을 거부했다. '자사의 내재 가치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가 거절의 이유다. 앞서 제시한 금액보다 10% 올린 것이지만 앵글로 아메리칸 측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이러한 내용을 보도하며 "기록적인 수치의 이번 입찰 시도는 구리에 대한 전 세계적인 강렬한 수요를 조명한다"라고 평가했다. 또 BHP가 앵글로 아메리칸 인수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바로 이 구리 자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앵글로 아메리칸은 칠레와 페루에 대규모 구리 광산을 보유해 약 83만톤을 생산하고 있는데 만약 인수합병이 이뤄지면 BHP는 현재 자사 생산량과 더해 전 세계 10%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
미국도 구리 확보에 나섰다. WSJ에 따르면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30억 달러 규모의 잠비아 구리 광산 지분 인수에 나섰고 올해 말 입찰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잠비아는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큰 구리 생산국으로 필수 광물 등에 대한 중국의 통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계획의 일부라고 전했다.
또 이번 앵글로 아메리칸 입찰 건에 관련해서는 "관리감독 권한이 없으나 합병 시 구리 공급에 제한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앵글로 아메리칸 경영진에 전달했다"라며 "또 중국이 BHP에 구리 공급 관련 압력을 가할 수 있다"라는 점도 덧붙였다. 전 세계적인 구리 확보 열풍은 인공지능(AI)의 사용범위 확장 영향이 크다. AI 프로그램 구동을 위한 데이터센터 설립과 유지 또 전력망 확보에 구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무역기업 트라피구라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사드 라힘은 "AI 산업 발전으로 오는 2030년까지 전세계 구리 수요가 지금보다 최대 100만 톤 늘어날 수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