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소모 적어···보험·증권 모두 인수 전망
위탁매매·WM약해···시너지 효과 의문
주주환원 위축 우려···통합작업도 부담
최근 한양증권이 매물로 나오면서 우리금융이 증권사도 인수할지 관심이 모인다. 우리금융은 현재 동양생명 인수를 위해 협상 중이다. 한양증권은 자산규모 4조원대의 소형사라 사들여도 자본부담이 덜하다. 다만 한양증권 인수로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날지는 불투명하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양증권의 최대 주주인 한양학원은 이 회사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한양학원 및 특수관계인은 한양증권의 보통주 40.99%, 우선주 39.17%를 보유했다. 사모펀드와 함께 우리금융도 주요 인수 후보자로 거론된다. 예상 매각가는 1000억원 안팎이다. 우리금융은 한양증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시장에선 우리금융이 움직일 것이란 관측도 존재한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최근 열린 ‘2024년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우리투자증권을 10년 내 10위권 증권사로 키우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최근 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을 합병해 증권 계열사인 우리투자증권을 설립을 결정한 바 있다. 특히 증권사 매물이 별로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수 매력은 있단 평가다.
우리금융의 자본 여력은 충분하다. 한양증권은 자산 4조2512억원, 자기자본 4964억원으로 소형급 증권사다. 우리금융이 경영권을 확보하더라도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은 적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양증권의 위험가중자산이 약 3조원이라 가정하면, 우리금융이 한양증권을 인수한 후 BIS비율(보통주자본비율)은 올해 3월 말 기준 0.2%포인트 소폭 하락한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이에 우리금융이 이번에 증권사와 보험사 모두를 인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중국 다자보험과 협상 중이다. 우리금융은 보험계열사가 없기에 두 보험사를 1조8000억원 선에서 사들이면 큰 부담은 없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가격은 2조원 내외다. 2억원으로 결정된다면 우리금융의 BIS비율은 약 0.4%포인트 하락할 전망이다. 증권사, 보험사 모두 사들이는데 자기자본을 0.5~0.6%포인트 사용하는데 그칠 것이란 이야기다.
하지만 한양증권을 인수한 후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날지는 미지수다. 한양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투자금융(IB)이 주력 사업이다. 위탁매매(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 영업을 강화해야 하는 우리금융엔 인수 효과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양증권은 위탁매매 영업은 적자를 내고 있다. 또 PF 영업을 적극적으로 했기에 부실에 대한 우려가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자료=한양증권,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더불어 M&A를 잇달아 시행하면 배당과 자사주 매입 규모를 늘리기 어려워지는 점도 문제다. 대형 금융지주들은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맞춰 주주환원 규모를 확대하려고 준비 중이다. 우리금융이 외형 확장에 자본을 많이 쓰면 그만큼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기 어렵다. M&A로 주가가 일부 상승하겠지만 배당 규모에서 타 금융지주에 밀리면 주가가 부진할 수 있다.
M&A 후 통합작업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당장 포스증권과 우리종금을 통합하는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았다. 특히 전산 시스템을 하나로 합치는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동양·ABL생명을 계열사로 편입하면 두 보험사 합병도 진행해야 한다. 특히 우리금융은 지난 2014년 우리아비바생명을 매각한 후 10년 동안 보험업을 하지 않았다. 두 생명보험사를 인수한 후에 그룹 색깔을 입히는 데 더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이미 포스증권을 품에 안아 증권 라이선스를 확보했는데 한양증권을 인수해 무슨 실익이 있을지 모르겠다“라면서 ”당분간 우리금융은 다른 대형 증권사에서 인재를 영입하는 데 더 집중하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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