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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 허세홍·윤홍·서홍, 3대 핵심사업 대표 전면배치
관건은 가문별 지분율…"GS건설 지분도 복병"

(왼쪽부터)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 허서홍 신임 GS리테일 대표이사 부사장,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사장.
(왼쪽부터)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 허서홍 신임 GS리테일 대표이사 부사장,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사장.

 

재계 9위 GS그룹이 '4세 시대' 본격적인 막을 올렸습니다. GS그룹은 최근 정기인사를 통해 정유·건설·유통 등 주요 사업 수장 모두를 오너 4세로 채웠는데요. 이는 지난 2019년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5년여에 걸쳐 이뤄진 세대교체로 평가됩니다. 핵심사업 전면에 이들이 배치되면서 그룹 후계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세대교체 신호탄이 처음 쏘아 올려진 때는 지난 2019년입니다. 당시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죠. 이후 2023년 허윤홍 GS건설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게 됩니다. 그리고 올 연말 GS리테일을 이끌던 3세 허연수 부회장이 사퇴를 결정, 그 자리를 4세 허서홍 GS리테일 부사장이 잇게 됐습니다.

 

가문 일으켜 세운 허준구 vs 장자 직계 허정구 

GS그룹 가계도
GS그룹 가계도

GS그룹 안팎에선 차기 총수 자리를 두고 이어질 가문 내 교통정리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2세부터 4세까지 허씨 일가 50여명이 지주사 ㈜GS 지분 50% 가량을 잘게 나눠 가지고 있는 터라 다양한 시나리오가 언급되고 있는데요.

 

우선 가계도를 살펴보면 복잡한 수 싸움의 배경이 짐작됩니다. GS그룹 승계는 '고(故) 허만정 GS그룹 창업주→고(故)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형제 및 사촌)'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허만정 창업주의 삼남인 허준구 명예회장 일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허준구 명예회장은 LG그룹 구씨 일가와의 동업 시절부터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 GS 성장을 이끈 인물입니다. 1940년대부터 LG그룹에서 근무하며 구인회 LG 회장과 아버지인 허만정 회장을 도운 창업 1세대로 알려집니다. 

 

가문을 일으켜 세운 허준구 회장의 아들 5명은 핵심 계열사의 경영권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의 장남인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에 이어 막내아들인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을 이끌고 있죠. 사실상 그룹의 실세이자 '성골'로 불리는 까닭입니다.

 

장자 직계 혈통인 허정구 일가의 약진도 눈에 띕니다. 허정구 회장은 1950년대에 제일제당과 삼성물산 등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임원으로 근무하다 1961년 삼양통상을 설립하며 독자노선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장남인 허남각 회장이 삼양통상 경영권을 승계, 현재 장손인 허준홍 사장도 삼양통상에 몸담고 있습니다.

 

허정구 회장의 삼남인 허광수 회장은 삼양통상 계열사인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을 맡았습니다. 차남인 허동수 명예회장이 GS칼텍스 회장직을 역임, 그룹 경영에 유일하게 참여했습니다. 때문에 '허정구 일가는 그룹의 실질적 지배권에선 한발 뒤로 물러나 있다'는 평이 그간 중론을 이뤄왔던 겁니다.

 

하지만 2018년 말 정기인사로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이 대표이사로 내정되면서 지각변동이 감지됐습니다. 오너 4세의 첫 대표이사 선임이었을 뿐 아니라, 당시 GS칼텍스는 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해 온 핵심 계열사였기 때문입니다. 2018년 기준 GS칼텍스는 지주사 ㈜GS의 전체 지분법 이익 1조8250억원 중 67.6%에 달하는 1조2343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바 있습니다. 

 

잘게 쪼개진 지주사 지분…복잡한 셈법

 

결국 차기 총수의 윤곽은 가문별 지주사 지분율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현 기준 가문별 지주사 지분율은 △허정구家 14.41% △허준구家 15.82% △허신구家 7.50% △허완구家 8.55% 등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GS 오너일가 가문별 지주사 지분율.
GS 오너일가 가문별 지주사 지분율.

지금으로선 허준구 일가의 지분율이 가장 많지만, 허정구 일가와 격차는 1.41%포인트(p)에 불과합니다. 이는 허정구 일가가 그간 지분 매입에 공을 들인 결과이기도 합니다. 2018년 말께 허정구 일가의 지주사 지분율은 11%대로 허준구 일가와 4%p 가량 차이난 바 있습니다. 

 

재계 일각선 'GS건설' 지분의 중요성도 언급됩니다. GS건설은 그룹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지주사의 지배에서 벗어나 있는데요. ㈜GS와 지분 관계가 얽혀있지 않아 사실상 허창수 회장의 개인회사로 불립니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대부분은 허창수·정수·진수·명수·태수 등 허준구 일가 5형제와 그의 자녀들입니다. 이들 17명은 GS건설 지분 23.64%를 보유하고 있고요. 이중 허창수 회장이 5.95%, 그의 아들 허윤홍 사장이 3.89%를 각각 갖고 있습니다. 

 

재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GS와 LG 간 계열 분리 당시인 2005년경 기여도가 가장 컸던 허준구 명예회장 일가의 지주사 지분이 가장 많았다"며 "별도로 나눈 GS건설 지분까지 고려하면 허준구 일가의 입지는 여전히 공고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나이순에 따라 허정구 일가 4세들의 경영 참여가 빠르지만 4세가 3세의 역할을 대부분 승계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입니다. 이 경우 허동수 명예회장의 아들인 허세홍 사장이 GS칼텍스를, 허창수 회장 형제들의 자녀가 그룹 및 GS건설 등 경영권을 승계하고 나머지 4세들이 소그룹 경영권을 갖게 될 것이란 분석입니다.

 

물론 4세 개인 역량에 따라 그룹의 차기 총수로 올라설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습니다. 주요 두 가문이 나머지 특정 가문과 이합집산을 하게 되면 한쪽으로 지배권이 쏠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허세홍·윤홍·서홍 4세들의 경영 능력은 시험대에 오를 전망입니다. 먼저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유가 및 정제마진 변동에 민감한 업황 타개책 마련이 과제로 꼽힙니다. 관련 대안으로 바이오 원료를 사용한 친환경 항공유·선박유 등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허윤홍 GS건설 사장은 대표이사로 선임된 지 1년여만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인천 검단신도시 사태의 구원투수로 지난해 말 취임한 그는 실적 개선을 주도하는 동시에 신뢰회복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GS건설은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 2457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내년부터 GS리테일을 이끌 허서홍 부사장은 '본업 강화 전략'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GS리테일은 지난 2 파르나스호텔을 인적분할, 'GS P&L(GS피앤엘)' 공식 출범했는데요. 이번 분할을 통해 GS피앤엘은 호텔 사업 전문성 강화를 목표로, GS리테일은 편의점과 슈퍼마켓 중심의 유통 사업에 각각 집중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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