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아마존에 인공지능(AI) 반도체용 기판을 공급한다. 아마존은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로, AI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자체 반도체를 개발해왔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가 아마존웹서비스(AWS)에 AI 반도체용으로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를 공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달 초도 물량 공급을 시작으로, 내년 본격적인 양산 및 납품이 이뤄질 예정이다. 삼성전기는 1조원 이상을 투자한 베트남 공장에서 AWS용 기판을 생산할 계획이다.
FC-BGA는 고집적 반도체를 메인보드와 연결하는 데 사용되는 패키지 기판이다. 정보 처리 속도가 빨라 주로 고밀도 데이터 상호 연결이 필요한 고성능컴퓨팅(HPC)용으로 쓰인다.
삼성전기 FC-BGA는 아마존 AI 반도체 '트레이니움2'에 적용이 예상된다. 트레이니움2는 AWS가 자체 설계한 반도체로,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고 핵심 부품을 내재화하기 위해 개발됐다.
삼성전기가 아마존에 공급하는 기판 물량과 금액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삼성전기가 지난 2022년부터 베트남 공장에서 FC-BGA 생산을 준비했고, AWS가 세계 1위 기업인 점을 고려하면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AWS는 AI 수요 대응을 위해 향후 10년간 1000억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140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데이터센터에 투자하겠다고 밝혀 삼성전기의 AWS 공급은 지금까지 쌓은 FC-BGA 실적을 훌쩍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삼성전기 기판은 아마존이 자체 설계한 AI 반도체와 결합한 뒤, 서버 및 데이터센터에 적용되는 과정을 거칠 전망이다. 아마존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트레이니움2'에 이은 신형 칩 '트레이니움3'를 내년 말까지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AWS 공급망 진입으로, 차세대 제품 개발에서도 의미 있는 위치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산업적으로는 기존 모바일과 PC 중심의 반도체 기판 사업을 서버와 데이터센터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퀄컴 등에 AI PC용 반도체 기판을 납품하고 있는데, AWS에 공급하는 데이터센터용 FC-BGA는 PC 기판보다 크기가 10배 더 크고, 레이어 수도 3배 이상 많다. 서버와 데이터센터 기판은 신뢰성 확보가 중요한 만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평가된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AWS 기판 공급에 대해 “고객사 관련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