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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일 계엄이 발생한 이후 1400원 내외에서 등락하던 환율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1445원까지 상승, 26일엔 1460원선이 깨졌다.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원화가 재차 하락해 1400원 초반으로 갈 수 있다는 희망도 있었지만 12월 14일 국회에서의 탄핵안 가결에도 불구하고 원화는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미국 주식 투자로 증가한 달러 수요

오랜 기간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지 않고 2차례의 시도 끝에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는 점에서 원화는 소폭 하락할 수 있다. 이전 탄핵이 이뤄졌던 2016년 탄핵소추안 이후 단기간 상승했지만 헌법재판소에서의 최종 결정 전에 원화는 하락했다.

 

다만 2016년과 다른 경제구조, 그리고 외화 수급을 고려하면 원화가 재차 1300원대로 내려오기 위해서는 상당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코로나 이후 주식시장이 상승하면서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도가 많아졌다.

 

특히 미국 주식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서학개미라는 새로운 단어가 등장할 만큼 미국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많고 투자를 많이 했던 테슬라, 엔비디아 등 종목들의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미국 주식에 대한 관심도는 더 커졌다. 수익률이 뛰어나니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도가 더 높아지고 있다.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 주식시장과 달리 한국 주식시장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투자자금은 한국에서 미국 주식시장으로 넘어가는 모습들이 나오고 있으며 과거와 달리 더 높은 해외 주식 투자로 인해 달러의 수요가 더 많아졌다. 반면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투자금을 회수하는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 경기 펀더멘털도 차이가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월 경기 우려에 대응해 연속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이와 함께 한국의 2025년과 2026년 성장률을 각각 1.9% 및 1.8%로 전망하면서 2년 연속으로 1%대의 성장률을 전망했다. 1%대의 성장률을 전망한 이유는 지난 11월 미국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산 모든 제품에 60%, 그 외 나라들에 대해서는 1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언급하고 있다. 만약 트럼프가 언급한 것과 같이 관세를 부과한다면 미국에 수출을 하는 국가들의 경기에는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특히 중국에 부과되는 관세율이 더 높은 만큼 중국 경제의 부정적 영향이 크다. 문제는 미국과 중국은 한국이 교역을 하는 1~2위 국가이다. 만약 트럼프가 언급한 것과 같이 관세를 부과한다면 내년 한국의 경제는 한국은행의 전망보다 더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

원 달러 환율 추이
원달러 환율 추이

 

그렇지 않아도 내년 성장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확대됐다. 한은 총재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언급했지만 2016~2017년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됐던 당시를 보면 소비심리는 위축됐다.

 

한국은행의 성장률 전망치에서도 소비심리 위축으로 경기의 부정적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되기 전인 2016년 10월 한국은행은 한국의 2017년 경제성장률을 2.8%로 전망했지만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된 이후인 2017년 1월에는 2.5%로 하향 조정했다. 갑작스럽게 불거진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로 내년 성장률은 한은이 11월에 전망한 것보다 더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높다. 2025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 중반으로 전망하는 기관도 등장하고 있다.반면 미국 경기는 강하다. 연준이 빠르게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2년간 재기됐지만 시장이 우려했던 경기침체는 오지 않았으며 미국 경기는 지속해서 확장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기가 강한 상황에서 친기업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1월부터 시작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언급한 것과 같이 감세안을 연장하고 법인세율을 기존 21%에서 15%로 인하한다면 미국 경기는 2025년에도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한·미, 다른 속도의 금리인하

한국과 미국의 다른 경기 펀더멘털은 한국은행과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 차이를 보일 것이다. 한국과 미국 모두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됐다.미국에 비해 한국의 금리인하가 늦게 시작됐지만 부진한 경기로 금리인하 기대는 높아지고 있다. 국고 3년 금리는 2.5% 내외에서 등락하고 있는데, 이를 고려하면 시장은 내년말 기준금리가 2.00~2.25%를 반영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경기는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물가 둔화세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만약 트럼프가 언급한 것과 같이 관세를 부과한다면 미국의 물가는 더 상승할 위험도 존재한다. 강한 경기, 그리고 물가의 상방 위험으로 연준도 빠르게 금리인하를 할 필요가 없다는 모습이다.미국 기준금리는 4.50%로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의 기준금리보다 1.50%p 높은데 시장이 생각하고 있는 것과 같이 한국은 내년 말 기준금리가 2.00~2.25%, 미국은 4.00% 내외를 기록한다면 한·미 기준금리 차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원화가 현재와 같은 수준에 계속 머물러도 1997년과 같은 외환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1997년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것은 대외 채무가 많은 상황에서 외환보유고가 적어서이지만 해외 투자 등으로 대외 채무보다는 자산이 더 많기 때문이다.

 

또한 외환보유고가 고점 대비 하락했지만 4153.9 달러로 세계에서 9번째로 많은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다. 다만 높아진 환율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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