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생명과학 산업이 전반적으로 낙관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9일 딜로이트 미국 헬스 솔루션 센터는 미국·유럽·아시아 지역 소재 제약·생명공학·바이오시밀러·의료기기 제조사 최고 경영진 1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75%가 내년 산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68%는 매출 증가를 예상했으며, 57%는 수익률 확대를 예측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경영진들은 긍정적인 전망과 함께, 생명과학업계가 ▲디지털 전환 ▲의약품 가격·접근성 개선과 연구개발 전략 재편 ▲사업 변동성 ▲고객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사업 전략 재편 등 4가지 과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약·의료기기업계 “생성형 AI·디지털 전환 검토 중”
경영진들이 가장 먼저 꼽은 내년 변수는 ‘디지털 전환’이다. 경영진의 약 60%가 생성형 인공지능(Gen AI) 또는 디지털 전환을 면밀하게 검토한다고 응답했으며, 생성형 AI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향후 5년 동안 AI에 투자할 경우 기능 영역 전반 매출 대비 최대 11%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일부 의료기기 기업의 경우 향후 2~3년 내 총 수익의 최대 12%까지 투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케다 아마카와 아키코 기업 전략 책임자는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을 관리해 온 것처럼 투자를 관리하기 위한 우선순위 틀을 포트폴리오로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약품 가격·접근성 높이고, R&D 전략 새로 짜야
두 번째 과제로는 ‘의약품·의료기기 가격·접근성과 연구개발 생산성 감소’가 꼽혔다. 응답자의 47%는 2025년 가격과 접근성이 전략에 큰 영향을, 49%는 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37%는 제네릭(복제약)과 바이오시밀러의 경쟁을 가장 중요한 트렌드로 꼽았으며, 30%는 특허 절벽 문제에 주목했다. 특히 다가오는 특허 만료로 새로운 후속 약물을 찾기 위해 인수합병(M&A)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응답자의 77%가 2025년 인수합병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개발 생산성 감소에 따른 전략 수정도 중요한 해결과제로 꼽혔다. 응답자 중 제약사 경영진의 56%와 의료기기 기업 경영진의 50%는 향후 12개월 동안 R&D와 제품 개발 전략을 새롭게 짜야 한다고 답했으며, 20%는 포트폴리오 전략을 새롭게 평가하고 잠재력이 높은 후보물질 개발에 집중하고자 제품 파이프라인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변화·지정학적 불확실성 있어… 구조 조정 가능성도
사업 변동성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응답자의 약 3분의 1은 미국의 규제가 바뀔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고, 37%는 글로벌 규제 변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는 지난 몇 년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나, 인플레이션과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감소했다.
의약품 개발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경영진의 약 65%가 내년 우선순위 과제로 운영 모델 최적화를 꼽았으며, 30%가 효율성·수익을 높이기 위해 비용 절감 계획에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여기에는 구조 조정, 해외 이전, 아웃소싱, 해고가 포함된다. 이외에도 일부 기업은 운영 간소화와 효과적인 자원 재분배를 위해 생성형 AI와 기타 신흥 기술에 주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 기대 부응 위한 사업 전략 재편 필요”
고객의 선호도와 기대는 2025년 이후의 생명공학업계 사업전략에 많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경영진의 36%가 고객 경험·참여·신뢰를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으며, 29%는 고객 참여 전략에 대한 투자를 우선시한다고 답했다.
특히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의료기기 기업 대비 고객 참여 요구 사항 해결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했다. 제약·바이오사 경영진 중 32%가 높아지는 고객 참여 요구 사항을 중요한 추세로 인식한 반면, 의료기기 기업 경영진의 경우 18%에 불과했다.
실제로 제약·바이오기업들은 디지털 기술을 통해 고객과 상호 작용을 늘리고 있다. 존슨앤드존슨 일본 지사 세키구치 슈헤이 대표이사는 "AI를 사용해 고객 피드백을 수집하고 선호도를 파악한 후 고객과의 다음 상호 작용에 대해 예측하며, 이를 위해 어떤 채널을 사용해야 할지 결정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