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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상반기 섹터별 기상도
2025년 상반기 섹터별 기상도

 

2025년 불확실성이 한국 경제를 덮쳤다. 안 그래도 부진했던 내수(국내 소비)가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과거보다 대외 경제 환경도 녹록지 않다. 고환율에 곡소리가 나오고 한국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 경제가 안 좋다. 우크라이나와 중동전쟁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관세 폭탄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불확실성의 시대, 투자자들의 궁금증은 하나다. “도대체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하나요?” 2024년 하반기 베스트 애널리스트 31인에게 올해 상반기 투자전략을 물었다.

 

산업 기상도: 해

트럼프 2기, 호재로?…미국 증시 간다

2025년 문을 여는 트럼프 2기의 출발은 모든 산업 섹터에서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통신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김홍식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2기에서의 네트워크 패권 경쟁’을 2025년 상반기 통신 섹터의 가장 큰 도전 과제로 꼽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기회는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이미 주요 통신사가 체질개선을 시도한 데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가도 아직 저렴하다는 평가다. 그는 주가 조정 시마다 매수하는 전략을 추천했다. 최선호주는 KT이다.

 

투자나 금융업권은 대체로 ‘맑음’을 보이며 시장 환경이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4년 증권업의 3분기 연속 어닝서프라이즈는 시장의 기대가 워낙 낮았던데 힘입은 바가 크다. 그러나 그동안 증권사들의 자본 여력이 제고됐고 이익도 안정적인 부분을 고려하면 앞으로 더욱 상승할 여지가 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내외 불확실성 해소, 시장금리 하락 등 우호적 영업환경 조성에 따른 증권업종 선호도 상승이 기대된다”며 “1분기까지는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이 중심이 돼 주가를 움직일 것이며 이후부터의 주가는 펀더멘털에 연동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톱픽은 한국금융지주, 관심주는 NH투자증권·삼성증권이다.은행·신용카드 섹터는 하반기 비상계엄에 따른 리스크와 원·달러 환율 상승, 밸류업 기대감 약화로 인한 외국인의 순매도로 마무리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최정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2025년 2월 은행 결산실적 시기를 맞아 발표되는 주주환원 등 밸류업이 주가의 분수령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결산실적 발표 시기를 전후해 비중 확대 전략을 권고한다”며 “추천 종목은 자본비율이 양호하고 자사주 매입·소각에 따라 주식수 축소폭이 타행보다 커질 수 있는 하나금융과 BNK금융”이라고 밝혔다.

제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가 개막한 2024년 10월 28일 오스트리아 비엔나 최대 쇼핑몰인 도나우젠트룸에 위치한 한국 화장품 매장 미모미모가 현지인들로 붐비고 있다.
제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가 개막한 2024년 10월 28일 오스트리아 비엔나 최대 쇼핑몰인 도나우젠트룸에 위치한 한국 화장품 매장 미모미모가 현지인들로 붐비고 있다.

 

화장품 섹터는 전망이 밝다. 박은정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2024년 아마존의 K뷰티 콘퍼런스를 근거로 들었다. 그는 “아마존이 특정 지역의 화장품에 대한 콘퍼런스를 개최한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며 “그만큼 전 세계 아마존 마켓플레이스에서 K뷰티의 수요 급증이 보이는 것을 반증하는 이벤트였다”고 설명했다. 

 

2023~2024년 비중국 수출이 상당히 좋았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미국·일본·동남아 등에 이어 유럽·중동 등까지 확장하고 있다. 2024년 보였던 높은 수출 기저를 넘어야 하는 것이 과제로 꼽히지만 수출이 다양한 국가로 확대하고 있고 각 국가의 채널 접점도 늘어나고 있어 높은 기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박은정 애널리스트는 “수출 확대 기업 중심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상장사보다는 비상장 인디 브랜드가 강한 수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수출 전문 유통사와 화장품 제조사(ODM), 용기 회사 등이 유리할 것으로 봤다. 선호 기업으로는 실리콘투·코스맥스·펌텍코리아를 제시했다. 브랜드 중에선 북미에서 자체 브랜드 점유율 확대를 집중하는 아모레퍼시픽·브이티를 추천했다. 

 

신한투자증권 혁신성장팀의 이병화 팀장은 스몰캡 섹터에 대해 “불확실한 국내 정세와 시중 유동성이 여전히 국내 증시로 넘어오지 않고 해외 또는 코인 시장으로 쏠려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도전 과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수 대표 종목들이 거시경제 이슈 및 상승 사이클이 없다면 개별종목의 스토리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북미 등 수출주들 중 캡티브(계열사 간 거래) 확보를 끝마친 개별 기업에 대해선 차별적인 실적 개선 흐름을 예상했다. 북미 인프라 내 5세대 이동통신(5G) 투자 사이클 재개, 기업 간 거래(B2B) 사업으로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 투자 본격화, 우주개발 본격화,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의 확연한 수혜 종목들을 살펴봐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북미 5G 투자 사이클의 에치에프알, B2B AI SW의 더존비즈온 및 한글과컴퓨터, 우주개발 본격화의 에이치브이엠, 휴머노이드 로봇 사용화의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추천 종목으로 제시했다.2024년 국내외 증시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 종목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한국의 경우 총 174개의 신규 ETF가 상장되면서 총 935개의 ETF가 거래되고 있다. 박승진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 증시 부진 가운데 미국 기초자산을 활용한 ETF가 주류를 이뤘다”고 분석했다. 

 

그는 2025년 상반기에도 미국 증시 관련 ETF, 특히 AI와 빅테크 및 혁신산업 관련 종목들에 대한 포지션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내놨다. 이후에는 정책 모멘텀 약화 및 변동성에 대비해 퀄리티, 인프라 콘셉트의 ETF를 주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만 “국내 증시의 회복과 동반되는 국내 기초자산 ETF의 성장, 규제완화를 통한 다양한 액티브 ETF의 등장 여부 등도 살펴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산업 기상도: 해와 구름

BTS·블랙핑크 컴백이 기회…인플레 향방 관심

엔데믹 이후 하락세를 타고 있는 인터넷·소프트웨어·솔루션 업계가 2025년 다시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인터넷은 플랫폼 체류시간 반전 성공, 게임은 주요 신작의 흥행 성공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인터넷은 대형주 중 네이버, 중소형주로 카페24를 지목했다. 특히 네이버는 홈피드 체류시간 증대에 따라 디스플레이 광고 성장률이 가속화하고 있다. 게임은 생성형 AI의 적극적인 도입으로 비용 구조가 개선되고 있다. 임희석 애널리스트는 2분기 니케 중국 확장 및 스텔라블레이드 PC 확장 등 신작 모멘텀(원동력)이 강하게 발생할 수 있는 시프트업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2025년에는 바닥을 친 엔터 산업이 드디어 기지개를 켤 것으로 보인다. 2024년에는 K팝 실적이나 트래픽이 2023년 대비 거의 반토막 나 있는 상태였는데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의 컴백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기훈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에게 최선호주인 하이브 외에도 JYP까지 추가 비중 확대를 할 것을 추천했다. 그는 “섹터 내 주가 군집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그 외 타 종목을 보유해도 상관없다”며 “하이브의 경우 BTS의 완전체 제대 후 발표될 투어 일정이 주가의 상당한 상승 트리거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1년간 중장기 보유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그룹 방탄소년단(BTS).

최근 유통업은 소비 경기 부진에 따라 하락세를 그려왔다. 2025년에는 이를 이겨낼 수 있는 신성장동력이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내수에만 집중하기보다 뚜렷한 해외 성과를 만들어가야 하는 시점이다. 음식료 섹터에서의 도전 과제는 K푸드 열풍을 이어갈 라면 이후의 넥스트 카테고리로 볼 수 있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음식료는 해외 성과와 주주환원이 다시 한번 주가 상승 동력이 될 전망으로 해외 시장에서의 신제품 성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한편 “유통은 소비 경기 부진을 이겨낼 채널의 강점 또는 해외 사업 성과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운수 분야에서는 2024년 아시아나 인수에 성공한 대한항공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증시 전반에 불확실성이 팽배한 환경에서 운송주는 오히려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그럼에도 정치적인 변수에 따라 움직임이 큰 업종 특성상 단기 투자가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정치외교적 변수가 유난히 많아 이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기업들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펀더멘털만 좋다고 해서 모든 종목이 매력적인 투자는 될 수 없다”며 “시장 관심을 충분히 끌어올 수 있을 만한 모멘텀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미국 대선은 에너지 산업에 큰 영향을 몰고 올 사건이었다. 이 변수는 2025년에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소형모듈원전(SMR), 해상풍력 등 개화 단계에 있는 신성장 산업이 제도적 장벽 없이 안착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유틸리티는 정책 불확실성에 민감도가 큰 섹터지만 그 안에서도 산업 자체적인 성장동력을 가지고 있는 SMR, 가스터빈, 해상풍력 등에 주목하기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외에는 실적 정상화 이후 배당 정상화까지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는 한국전력 역시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2024년을 마무리하던 시기부터 대통령 탄핵 및 정권교체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여러 산업군에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방위산업에 대한 오해로 인한 리스크도 그중 하나다. 그럼에도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방산 기업의 수주잔고를 볼 때 실적이 증가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평했다. 다만 이 같은 잔고와 실적이 후속 수주 파이프라인 계약으로 얼마나 연결될지에 따라 주가 상승의 강도가 결정될 전망이다. 그는 조선의 경우 실적에 따라 주가가 ‘리레이팅’될 것으로 예상하며 조선업종 전체에 대한 바스켓 매수를 추천했다. 유망한 투자종목으로는 한국항공우주를 꼽았다.2024년 하반기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뜻깊은 한 해였다. 8월 유한양행이 존슨앤드존슨(J&J)에 기술수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자라가 FDA 허가를 받은데 이어 11월에는 알테오젠이 다이이치산쿄와 세계 최초로 엔허투 ADC를 피하주사로 계약하는 기술이전 계약에 성공했다. 이 밖에도 많은 국내 바이오텍들이 기술이전 성과를 냈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바이오텍이 글로벌 빅파마와 2024년만 무려 7건의 기술이전 또는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 성과들이 2025년에는 임상으로 이어져 기술력을 증명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선호주로는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 펩트론, 한올바이오파마 등 이미 성과를 낸 바이오텍을 추천했다.

 

2025년 석유화학 섹터는 트럼프 당선과 관련한 에너지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수혜주가 될 수 있다는 부분에서 긍정적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정유 섹터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트럼프의 외교정책 및 에너지정책 변화에 따라 한국 대형 석유화학 업체의 상황도 반전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트럼프 정책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먼저 생각해두고 실제 정책 시행 시 정유주 위주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정유는 언제 실적 회복을 증명할 수 있을지, 대형 석유화학주는 언제 적자를 끝 마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은택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를 읽는 것”이 투자전략 섹터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버블 붕괴 전까지는 버블을 이끄는 주식들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버블 장세란 밸류에이션 확대가 주식시장을 이끈다는 의미”라며 “실적이 성장하는 기업이 있다면 반드시 매수해야 하지만 실적장세가 끝났기 때문에 그런 기업은 드물 것”이라고 분석했다.계량분석 섹터에서 2024년은 분석이 쉽지 않은 한 해였다. 트럼프 2기가 닻을 올리기 전 환율이 상승하는 시기,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계엄 사태가 발생했고 불확실성이 커졌다. 환율·주가 모두 변동성이 더 확대된, 그야말로 혼란의 시기였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2025년 상반기 주식시장은 양호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1월·2월 직전 4분기 실적 시즌을 넘어간다면 상반기는 환율·금리·상품가격 등 기업의 마진 개선 여건이 나쁘지 않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시장에선 강점을 가진 조선·전력기기 업종과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반도체·ITHW 업종, 턴어라운드 가시성이 높아진 엔터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국내 주식시장의 회복을 위한 과제로 환율 안정에 따른 외국인 수급 개선을 꼽았다. “공매도 재개 등도 외국인 수급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업 실적 하향 조정도 둔화돼야 한다”고 봤다.

 

2024년 1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깜짝 금리인하는 채권 시장을 술렁이게 했다. 장외 채권금리가 일제히 하락했다. 2025년은 대내 정치 불확실성과 국채 공급 부담에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취임 이후 미국의 변화까지 모두 집중돼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김상훈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대내외 정치 재료 일단락 여부와 미국의 고용지표 둔화 여부를 포착한 뒤에 듀레이션(투자자금의 평균회수기간)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2024년 9월 미국 중앙은행(Fed)이 50bp(1bp=0.01%포인트) 금리인하를 시작으로 ‘금리 인하기’가 시작됐다. 금리인상 중단 기간(2023년 7월 말 이후 2024년 9월까지) 동안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좋았다면 앞으로 상단 기간은 주식시장 대비 채권시장 강세가 예상된다. 다만 생성형 AI 수혜로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주식시장은 상대적 강세가 기대된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2025년 주식은 미국 주식, 채권은 한국 채권 중심의 자산배분 전략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 그는 “국내 자산배분 기관의 한국 주식 투자에 관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자산배분 기관은 기본적인 자금의 수입과 지출이 모두 원화 기준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한국 주식과 채권) 중단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최근 10년 동안 미국 주식 대비 한국 주식의 부진이 이어졌고 특히 2024년 하반기부터 한국 주식의 약세가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투자전략(미국·선진국) 섹터를 담당하는 이재만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증시의 상승 기조를 전망했다. 그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동반 강세를 예상한다”며 “인프라 투자 확대로 산업재에 대한 관심을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2024년 9월·10월 중국 정부의 정책 기조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극적으로 바뀌었다. 중국 수뇌부는 내수 침체와 디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정책, 자산시장 부양 기조로 스탠스를 전환했다. 

 

2025년 중국이 당면한 가장 큰 도전은 당연히 트럼프 2기의 시작이다. 글로벌 투자전략(중국·신흥국) 섹터를 담당하는 김경환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중화권 증시 투자 매력을 높게 점쳤다. 그는 “중국은 미국 견제의 가장 큰 피해국으로 보이지만 대외 경쟁력 측면에서 1기 대비 준비가 더 잘돼 있으며 높은 내수 업종 시가총액과 신흥국 내 상대적으로 높은 부양 여력이 매력도가 생각보다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재정·증시·부동산·공급개혁 카드가 변화를 주도할 예정”이라며 업종 측면에선 내수주 관련 중국 전통 소비주, 반도체·신재생·방산 등 중국 국산화 테마, 신재생 등 공급 개혁 수혜주를 추천했다. 

 

ESG 섹터를 담당하는 신한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이정빈 팀장은 “2024년 밸류업 정책 시행과 밸류업 지수 출시는 큰 변화였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자본시장 선진화는 당면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전히 한국은 지배구조 중심으로 바라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ESG 공시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주환원이나 주주친화적인 기업이 어디인지를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산업 기상도: 구름

HBM 열풍은 계속된다…밸류업 의지가 관건

글로벌 정보기술(IT) 업황은 2025년에도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스마트폰·PC 수요가 여전히 감소하며 범용 메모리 등 관련 부품 재고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톱픽으로 SK하이닉스를 꼽았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HBM, DDR5, eSSD 등 AI 및 서버용 메모리가 실적 성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2025년 SK하이닉스는 HBM3E 출하 증가로 DRAM 이익의 50% 이상을 HBM서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SK하이닉스가 2024년 실적을 경신하리라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24만원으로 제시했다.

 

전기전자 시장 또한 글로벌 수요 둔화를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물류비 변동성 확대 등 원가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그럼에도 김동원 애널리스트는 이 분야 종목으로 LG전자를 추천했다. 그는 가전에 강점을 보이는 LG전자가 볼륨존 제품(중저가) 출하 확대로 연간 2조1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TV(HE사업부)는 마케팅 비용 증가와 패널 가격 상승으로, 전장부품(VS사업부)과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부)은 전기차 부품 매출 성장 둔화와 글로벌 PC 수요 약세로 인해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김동원 애널리스트는 “가전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의 실적 변동성 확대가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1월 6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에서 열린 SK 전시관 사전 공개 행사에서 공개된 HBM3E 16단 제품 실물 모습.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1월 6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에서 열린 SK 전시관 사전 공개 행사에서 공개된 HBM3E 16단 제품 실물 모습.

 

2025년 2차전지 시장은 친환경 정책의 동력이 약화한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김현수 하나증권 애널리스트가 꼽은 배터리 시장에 영향을 끼친 2024년 주요 이슈는 6월 유럽 의회선거에서 녹색당 계열 정당의 패배와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당선이다. 그런 만큼 전기차 판매량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현수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주인공이었던 기업들의 경우 여전히 가격 부담이 크다”며 “이들은 적정 밴드 내에서 트레이딩하되 실리콘 음극재 등 차세대 소재군의 경우 장기투자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점차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환경에서 스마트·통신장비 시장의 앞날도 마냥 긍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인해 섹터 전반이 회복할 수 있을지 낙관하기가 어렵다. 그런 가운데 박형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옥석 가리기’를 통한 투자를 추천했다. 특히 각 세트 및 부품 중 가장 수급이 타이트한 제품군을 주목할 것을 권했다. 최선호주로는 “유상증자와 기업인수에 대한 우려가 해소된다면”이라는 단서를 단 상태에서 이수페타시스를 추천했다. MLB 기판의 공급부족과 고객사 다변화, ASIC(주문형반도체) 관련 매출 비중 같은 요소들을 투자 포인트로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자동차 업종의 스마트카 시장 진입을 위한 기술 확보 여부’를 새해 주가를 움직일 주요 변수로 봤다. 현재 자동차 업종에 대한 시장의 가치평가가 ‘자동차(Self-driving Car) vs 수동차(Human-driving Car)’로 양극화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현대차, 기아의 2025년 예상 PER 밸류에이션은 현재 4배 이하로 역사적 저점에 거래되고 있다. 기술 진전에 대한 확인이 이루어질 때까지는 다소간의 주가 정체 국면 지속이 불가피해 보인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김준성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량과 점유율을 확장해가는 스마트카 플레이어들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한 만도를 최선호주로 꼽았다. 

 

2024년 철강·금속은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 이슈로 시끄러운 한 해를 보냈다. 2025년 투자전략에 대해 박성봉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2기 출범이 도전이자 한편으로는 기회”라며 “한국의 중국산 철강에 대한 수입규제, 미국 철강 가격 상승 전망 등을 감안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추천 종목으로 현대제철과 세아제강을 제시했다. 

 

건설·건자재 섹터에선 HDC현대산업개발을 선호 기업으로 꼽았다. SMR 익스포저가 있는 DL이앤씨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문준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원가율 개선을 가장 큰 과제로 꼽으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다소 변수라고 생각하지만 상반기까지는 업종보다 기업에 집중할 것을 권했다. “하반기부터는 업종측면의 비중확대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주택원가율 개선과 대형건설사 시장점유율 확대가 하반기 업종 비중확대의 주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주 섹터는 2024년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변곡점을 맞았다. 도입 초기엔 투자 재원 확보, 세금 부담, 의결권 보호장치 부재 등의 이유로 지주회사들이 소극적인 대응을 했지만 결국 시대적 변화 흐름에 동참했다. 하반기 이후 많은 지주회사가 적극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며 시장 기대에 부응했다. 

 

최근 불거진 정치 이슈도 극복할 과제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주회사 특성상 정치 상황에 노출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도 “당분간 정국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 불가피하나 여야 모두 자본시장 활성화에 공감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같은 맥락에서 주주가치 제고나 주가 재평가를 위한 지주회사의 노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거시경제, 정치 등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지주 섹터의 비중을 확대하기엔 부담스럽다는 의견이다. 현 주가가 상기 사항을 대부분 반영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하방 리스크는 크지 않지만 마땅한 상승 모멘텀(원동력) 역시 부재하다는 분석이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국내 정치 이슈 해소가 주가의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추천 종목은 대형 지주회사 중 적극적인 밸류업 의지를 표명하고 상반기 자회사 기업공개(IPO)가 예정돼 있는 LG를 추천한다”고 했다.

 

2024년 거시경제는 안팎으로 폭풍이 휘몰아쳤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 대내적으로 한국 계엄 사태라는 두 개의 큰 물결이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 “트럼프 정책의 시행 속도와 강도가 변수이나 2025년 유럽과 중국의 부양책 효과가 점진적으로 반영되는 것을 고려하면 비미국의 점진적 비중확대를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원자재 섹터에 대해선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원자재 가격 변동성 확대를 과제로 꼽았다. 다만 가격 결정 요인이 공급보다 수요로 이동했다고 판단하며 향후 수요 양상은 에너지보다 산업금속 등 재화 관련 부문에 우호적이라고 봤다. 하건형 애널리스트는 “에너지보다 산업금속 가격 매력도가 높은 구간”이라며 “금의 경우 구조적 상승세가 유효하나 단기 투기 수요 유입에 따른 급등세를 소화하는 시간이 필요해 2025년 2분기 이후 비중확대를 권고한다”고 의견을 내놨다. 

 

2024년 신용분석 섹터에서 롯데케미칼 기한이익상실이 가장 큰 이슈로 꼽힌다. 대형 화학주가 언제 긴 터널을 뚫고 실적 반등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2025년 유망 섹터로는 단기 우량회사채가 거론된다. 김상만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정치적 불안에 따른 채권발행 및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예년보다 가격상승(신용스프레드 축소)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 기상도 : 먹구름

지배구조 개선 이슈 화두

데일리시황 섹터는 유일하게 산업 기상도가 먹구름으로 점쳐진다. 하인환 KB증권 애널리스트는 2025 상반기 시장 상황은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2024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한국 주식시장이 변화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원화 약세 지속과 한국 증시의 구조적 리스크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그는지배구조 개선 이슈가 시장의 주요 화두가 것으로 예상한다선제적으로 배당 확대 또는 자사주 매입·소각하는 기업들에 대한 관심 확대 필요가 있다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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