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바글로벌 상장예비심사 심사승인상장 후 시총 최소 5000억원 추산
‘승무원 미스트’로 잘 알려진 K-뷰티 업체 달바글로벌에 투자한 우리벤처파트너스가 6년여 만에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2019년 최초로 투자할 당시 140억원이었던 몸값이 5000억원 수준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달바글로벌은 최근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 문턱을 넘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브랜드 ‘달바’ 운영사 달바글로벌은 지난 23일 거래소로부터 상장예심 승인 결정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예심을 신청한 지 약 2개월 만이다. 2월 중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달바글로벌은 화장품 기업 사업 전략 컨설팅을 맡았던 컨설턴트 출신 반성연 대표가 2016년 3월 설립했다. 승무원들이 건조한 기내에서 많이 사용하는 미스트로 유명한 ‘미스트 세럼’이 대표 상품이다. 미국 등 해외에서 인기를 끌며 2023년 매출액 2000억원, 영업이익 345억원을 기록했다.
달바글로벌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5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국내 증시에 상장한 화장품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5~30배 수준인데, 달바글로벌의 2023년 당기순이익(178억원)에 이를 적용하면 5000억원 안팎의 기업가치가 나온다.
6000억원 이상의 몸값 책정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전세계적인 K뷰티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1~3분기누적 매출액이 2137억원으로 이미 전년도 연 매출을 넘어섰고, 영업이익도 464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연 당기순이익이 400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에 일찌감치 달바글로벌에 투자했던 우리벤처파트너스가 ‘대박’을 터트리게 됐다.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와 중국의 자국 브랜드 우선 정책의 영향으로 K뷰티 업체들이 전반적으로 불황에 시달렸는데, 우리벤처파트너스는 2년 뒤인 2019년 달바글로벌을 발굴해 투자했다.
당시 우리벤처파트너스는 ‘KTBN13호벤처투자조합’(이하 KTBN13호)을 활용해 20억원을 투자했다. 같은 해 11월 또 2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4월 창업주 반 대표에게 주식 일부를 매도하며 지분율이 13.44%로 낮아졌지만, 2023년 말까진 최대주주였다.
달바글로벌이 5000억원의 몸값으로 상장하면 우리벤처투자파트너스는 KTBN13호를 통해서만 35배 넘는 차익을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2019년 투자 당시 몸값이 포스트밸류(투자 후 기업가치) 기준 140억원으로 책정됐기 때문이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KTBN16호벤처투자조합’을 통해서도 달바글로벌 지분 2.27%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20년 11월 추가 투자를 통해 확보한 지분으로, 당시 기업가치도 5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창업자인 반 대표(16.74%)와 우리벤처파트너스 간 지분 격차가 크지 않아 일각에선 거래소의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면서 “우리벤처파트너스로서는 회수 청신호가 켜진 셈”이라고 말했다.
달바글로벌 투자금 회수 성과는 우리벤처파트너스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2년 연속 대형 펀드 결성에 나서지 않았으나, 최근의 회수 성과들을 발판으로 3000억원 이상의 신규 벤처펀드 결성을 목표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