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5 모바일 D램 삼성 아닌 마이크론
처음으로 SK하이닉스에 영업이익 추격
중국 D램 추격도 위기
파운드리 투자 축소...2나노 GAA 가능할까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삼성전자를 처음 넘어선 건 4년 전이었다. 2021년 처음으로 순위가 뒤바뀐 두 기업의 시가총액 차이는 당시 환율로 228조원(연말 기준).
4년이 지난 지금 두 기업의 시가총액 차이는 약 4700조원으로 20배 넘게 벌어졌다. 엔비디아는 이제 지구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 됐고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세계 40위로 떨어졌다.
‘삼성 반도체 패싱’한 갤럭시
미래도 낙관적이지 않다. 메모리 반도체, AI 반도체, 파운드리 등 모든 영역에서 경쟁사에 뒤처지면서 ‘트릴레마(삼중고)’에 놓였다.
삼성전자가 처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S25에는 삼성 반도체가 들어가지 않는다.갤럭시25의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미국 퀄컴의 제품인 ‘스냅드래곤 8 엘리트’가 전량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반도체(DS) 사업부의 ‘고객’이라 할 수 있는 모바일(MX)사업부가 자사 AP인 엑시노스 대신 더 비싼 퀄컴 칩을 선택한 것이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으로 원가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퀄컴이 스냅드래곤 시리즈의 가격을 전작 대비 30% 인상했음에도 MX사업부는 경쟁사 제품을 택했다. 이 제품은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가 생산한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는 퀄컴처럼 AP를 설계하는 조직(시스템LSI 사업부)과 TSMC처럼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하는 조직(파운드리 사업부)을 모두 가지고 있다. 그렇게 탄생하는 것이 삼성전자의 AP인 ‘엑시노스’다. 당초 엑시노스 2500은 삼성전자의 3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파운드리 공정에서 양산 예정이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온디바이스 AI’(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기)로 진화하면서 AP 공정 난이도가 높아져 수율을 맞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율 부진의 명확한 원인도 밝혀내지 못한 눈치다. 설계 기술력은 퀄컴에, 첨단 공정 기술력은 TSMC에 뒤처져 있는 것이다.
더 큰 충격은 갤럭시S25의 D램 공급사였다. MX사업부가 스마트폰의 기억장치(메모리)인 D램의 1차 공급사마저 삼성전자가 아닌 ‘만년 3위’ 마이크론을 택하면서 메모리 경쟁력에도 의문이 따라붙고 있다.
MX사업부는 마이크론의 LPDDR5를 공급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LPDDR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주로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는 메모리로 전력 소비 감소에 특화한 칩이다. MX사업부가 마이크론을 택한 이유는 성능과 가격 등 핵심 요소에서 마이크론이 삼성 DS부문을 앞섰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론의 D램이 성능 면에서 삼성전자와 대등하거나 우세하다는 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마이크론은 지금까지 D램 생산에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투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삼성전자는 2020년, SK하이닉스 2021년부터 D램 생산에도 파운드리에 투입하던 EUV 장비를 활용하고 있다. D램이 고도화될 때마다 반도체 원판(웨이퍼)에 그리는 회로 선폭은 줄어들고 저장 공간은 늘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양산되는 10나노대 D램은 회로 선폭이 머리카락 굵기의 1만 2000분의 1 정도다. 10나노급 D램 공정 기술은 1x(1세대)-1y(2세대)-1z(3세대)-1a(4세대)-1b(5세대) 순으로 개발됐다. 다음 기술은 6세대인 ‘1c’인데 마이크론은 아직 양산되지 않은 10나노급 6세대 D램부터 EUV 장비를 처음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병서 중국경제연구소장은 “마이크론은 지금까지 EUV 장비 없이 공정기술만으로 삼성전자의 D램 기술력과 비슷한 수준까지 기술을 끌어올렸다”며 “중국도 마이크론처럼 EUV 장비 없이 중고 장비로 공정기술을 끌어올려 7나노 반도체를 개발하는 이른바 ‘식칼 신공’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식의 반도체 굴기가 지속되고 기술이 쌓이면 차세대 반도체 기술인 ‘3D D램’ 시대가 도래했을 때 EUV 장비 없이 공정기술을 끌어올린 기업들이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3D D램은 2D D램 칩을 수직으로 쌓는 걸 넘어 1개 다이(die) 안에 D램 셀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또 다른 차원의 D램이다. 작은 단층 칩 하나에 더 많은 반도체 소자를 구현하는 데는 기술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셀을 위로 쌓는 것이다.
범용 D램을 앞세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을 빠르게 뺏어가는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3D D램으로 첨단 메모리 판을 엎기 위해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전 소장은 “회로 선폭을 줄이는 기존 미세 집적화 방식은 물리적 한계가 다가오는 만큼 3D D램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면 EUV 장비로 쌓은 미세공정 기술이 의미가 없어지고 D램 시장의 판이 완전히 뒤집힐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삼성의 삼성 패싱’은 기술 경쟁력 저하가 원인이다. 삼성 사업부 간 경쟁을 부추기고 ‘각자도생’하는 분위기도 한몫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범용은 중국에 밀리고 첨단 D램은 SK에 밀린 삼성
30년 넘게 세계 메모리 반도체 1위 자리를 지켜오던 삼성전자는 이제 이익 기준 2위로 밀려났다.지난해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추월했다. AI에 특화한 대용량 D램인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전면에 등장했고 일찌감치 개발에 나선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이 시장 1위에 올랐다.
메모리 반도체는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게임의 법칙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막대한 설비투자를 통해 생산규모를 확보하고 원가 경쟁력을 앞세웠던 기존 D램과는 성공 방정식이 다르다. 고객의 요구사항을 철저히 반영해야 한다. 엔비디아의 퀄테스트를 진작 통과한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계속 합을 맞추며 기술력을 끌어올렸다. 적수가 없으니 SK하이닉스의 올해 HBM 물량은 ‘완판’된 상황이다.
예전처럼 메모리 슈퍼사이클만 기다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가격이 저렴한 범용 메모리는 중국 반도체 기업의 저가 공세 때문에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졌다. HBM의 토대가 되는 첨단 D램에서도 SK하이닉스가 한발 앞서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만든다.
즉 개별 D램 성능과 기술력이 HBM 핵심 경쟁력이다. 삼성전자는 5세대인 1b 공정부터 사실상 SK하이닉스에 밀리더니 1c(6세대)의 경우 SK하이닉스에 세계 최초 타이틀마저 내줬다.
SK하이닉스는 7세대 HBM4E부터 10나노 6세대 D램 공정인 ‘1c’를 적용해 시장 리더십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7세대 HBM부터 1c를 적용하며 SK하이닉스를 추격하려 했던 삼성전자는 또다시 한발 늦었다.
반도체 생산은 달리기와 같다. 먼저 출발하면 그만큼 유리하다. 생산 과정에서 계속 문제점을 보완하기 때문에 생산을 늘릴수록 수율도 올라간다.
업계 관계자들이 SK하이닉스가 HBM과 첨단 D램에서 삼성전자에 “2년은 앞설 것”이라고 보는 이유다. SK하이닉스의 HBM은 이미 매출로도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2024년 4분기 SK하이닉스의 HBM 매출은 전체 D램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고부가가치 제품의 매출이 늘어난 만큼 시황 조정기에도 든든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파운드리 ‘업의 본질’ 되새겨야
전문가들은 메모리보다 파운드리 산업이 더 암담하다고 말한다. 삼성전자의 자사 AP 공정 수율도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른 빅테크의 수주를 따올 수 있겠냐는 말이 내부에서도 나온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냈다. 선단공정에서의 고객사 확보 실패와 그에 따른 가동률 하락으로 적자 폭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야심 차게 준비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3나노 2세대 공정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파운드리 1위인 TSMC는 주요 빅테크의 물량을 싹쓸이하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TSMC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2조8943억 대만달러(약 129조원)로 전년 대비 33.9% 증가했다. 사상 최대 매출이었다.
삼성전자가 노리는 반전은 2나노 공정이다. AI 칩의 전력 효율과 성능 고도화가 지속해서 요구되면서 주요 빅테크의 2나노 공정 채택이 빨라지고 있다.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빅테크가 자사 AI 서비스에 특화된 고성능 반도체를 요구하면서 2나노 시장 경쟁이 중요해지고 있다.
삼성전자 신임 파운드리사업부장으로 선임된 한진만 사장도 최우선 과제로 2나노 공정의 빠른 램프업(ramp-up)을 제시하며 “2나노 공정 수율의 개선과 성숙 공정 고객사 확보를 통해 가시적인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3나노의 수율 확보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삼성전자는 올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용 GAA 2나노 공정을 시작하고 내년에는 고성능컴퓨팅(HPC)·AI향 공정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GAA는 전류가 흐르는 채널 4개 면을 감싸는 공법으로 기존 핀펫 공법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효율이 높다. TSMC도 2나노에 GAA를 도입할 계획인데 삼성전자가 2022년 3나노 공정에 GAA를 최초 도입한 바 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에서 GAA를 미리 도입한 만큼 공정 과정에서 수율 개선에 대한 솔루션을 찾았다면 TSMC보다 유리하게 2나노 GAA를 성공할 수 있다”며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효율은 예상한 대로 나오는 게 아닌 만큼 전력을 다해야 한다. 그것조차 안 하면 파운드리 사업은 아무런 기대도 걸 수 없다”고 말했다.
2나노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도 등장했다. 일본 라피더스가 참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라피더스는 최근 글로벌 5위 반도체 기업인 브로드컴의 2나노 칩을 수주했다.
물론 업계는 여전히 라피더스의 경쟁력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기술 진입 장벽이 높은 데다 의미 있는 수율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브로드컴과 시제품 공급 계약을 맺은 만큼 기술 추진력은 얻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첨단반
도체 동맹 강화하는 엔비디아-TSMC
위기 이후를 논하기에도 상황이 긍정적이지 않다. AI 시대 반도체 시장의 룰은 엔비디아와 미국이 정한다. 그런데 엔비디아와 미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 규제는 더 치밀해지는 가운데 미국, 일본, 대만의 관계는 깊어지고 있다.
올해 초부터 젠슨 황의 한마디에 삼성전자 주가는 울고 웃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박람회 CES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삼성전자의 설계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HBM은 새로운 디자인(new design)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BM을 생산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3개사 중 유일하게 지금까지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삼성전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처럼 답한 것이다.
젠슨 황이 삼성전자 제품의 ‘설계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었다. 수율(생산품 대비 정상품 비율) 문제를 넘어 재설계가 필요할 정도의 난관에 직면했음이 드러난 셈이다. 공정에 앞서 HBM 설계부터가 엔비디아와의 GPU와는 맞지 않는다는 말이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중 HBM3E 12단 재설계 버전의 엔비디아 납품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따.
삼성전자는 ‘절대 권력’을 쥔 고객사 엔비디아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경쟁사와 차이가 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CES에서 엔비디아와의 끈끈한 협력을 이어갔다.
최 회장은 CES에서 젠슨황과 만나 “최근 SK하이닉스의 HBM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의 요구보다 빨라지고 있다는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메모리뿐만 아니라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확보해야 하는 삼성전자는 대외 영업에 있어 비교적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은 올해 CES에 참가하지 않았다. 파운드리 사업을 이끄는 한진만 사장이 젠슨 황의 기조연설에 참석했지만 협력을 위한 논의가 따로 오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가장 큰 벽이 SK하이닉스라면 한국에는 그나마 다행인 소식이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다. 각국의 기술 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와중에 국제 정세까지 한국 기업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미국은 사실상 모든 HBM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 막바지에 14∼16나노 이하 반도체를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기존 수출통제 대상인 첨단 반도체보다 범위가 더 넓어졌다.
미·중 반도체 수출규제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사업 확대에는 발목이 잡혔지만 정작 젠슨 황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대신 중국으로 향했다.
중국은 엔비디아 매출의 17%가 나오는 중요한 시장이다. 엔비디아는 중국에서 베이징·상하이·선전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총 직원 수는 약 4000명이다. 중국 방문을 마친 젠슨 황은 이어 고향인 대만을 방문하고 1월 17일 대만지사의 종무식 행사에 참석하는 등 중국과 대만 각지를 순회했다.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위한 끈끈한 협력도 이어가고 있다. 엔비디아와 TSMC는 팹리스·파운드리 1위 간 굳건한 동맹을 이어가면서 광(光) 반도체, 첨단 패키징 등 미래 기술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대만 공상시보 등 외신에 따르면 올해 젠슨 황은 웨이저자 TSMC CEO와 만나 첨단 패키징을 비롯한 차세대 기술 공정에 대해 논의했다.
이후 TSMC는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위한 첨단 패키징 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대만 남부과학단지 타이난 지구에 증설되는 이 첨단 패키징 공장에는 약 9조원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와 TSMC가 공들이는 패키징 기술은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다. CoWoS는 GPU와 HBM 칩을 하나의 기판 위에 쌓아 처리 능력을 높이는 동시에 공간을 줄이고 전력 효율을 높인 패키징 공정이다. 현재 엔비디아 AI 칩에 필수로 적용되는 기술이다.
AI 가속기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는 매년 성능이 향상된 신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신제품 출시 때마다 성능 향상뿐 아니라 제조 공정의 난도도 함께 높아진다.
반도체 기판 위에 초미세 회로를 그리는 첨단 미세 공정은 물론 미세 공정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패키징 공정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TSMC는 파운드리와 패키징 기술 전반에서 이를 뒷받침하며 공정 완성도를 한층 더 높이고 있다.
당장 필요한 공정뿐만 아니라 미래 기술에 대한 협력도 이어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세계적 반도체학회 ‘IEDM 2024’에서 AI GPU 기술에 대해 발표하며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개발과 양산을 TSMC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TSMC는 이르면 올해 ‘광 반도체’인 실리콘 포토닉스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실리콘 포토닉스는 전기신호를 구리선 등 금속으로 전달하는 일반적인 반도체와 달리 빛을 통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이다. 반도체 속도를 수백 배 높이고 전력 소모도 적어 AI 차세대 반도체로 꼽힌다.
삼성전자 역시 2027년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로 파운드리를 양산할 계획이지만 오래전부터 엔비디아와 공동으로 개발하며 기술력을 끌어올린 TSMC보다 2년이 늦고 기술 완성도도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딥시크 쇼크' 역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만 된다. 딥시크가 엔비디아의 '고사양이 아닌 '저사양' AI 가속기 'H800'을 쓰면서 AI 반도체 생태계의 판도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이전의 기술 초격차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단기 수익성에 치중하는 의사결정 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D램 적층 기술이나 HBM, GAA 등 많은 차세대 기술이 삼성이 가장 먼저 개발했던 것”이라며 “시장성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먼저 개발한 원천 기술을 포기하거나 로보틱스 기술처럼 미래를 선점할 수 있는 기술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이 삼성전자의 가장 큰 위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