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보 따라가는 밀레이
美와 같은 "팬데믹 대처 미흡" 이유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탈퇴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WHO 탈퇴를 선언한 것과 닮은 행보다. 또 WHO뿐 아니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 협약인 ‘파리협정’에서도 탈퇴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 대변인은 “밀레이 대통령이 WHO 탈퇴를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탈퇴 이유에 대해선 “팬데믹 당시 WHO의 보건 정책과 아르헨티나 전 정부의 대응이 국민을 옥죄었다”고 설명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이전부터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국민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강하게 비판해왔다. 아르헨티나 정부 대변인은 “국제기구가 아르헨티나의 주권과 보건 정책에 개입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WHO 탈퇴가 오히려 아르헨티나의 독립적인 정책 운영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WHO를 탈퇴하더라도 국내 보건 서비스 저하나 재정적 손실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WHO에 대해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타 전 세계 보건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긴급히 요구된 개혁을 실행하지 못했으며, 회원국의 부적절한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 독립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연대 강화를 계속해서 드러내고 있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국내 행사로 외국 정상이 참석한 전례가 없었지만, 밀레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에 영향을 받은 밀레이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과 성평등 정책에도 반대 입장을 보이며, 파리협정 탈퇴를 위한 조율을 진행 중이다. 파리협약은 지구 표면의 평균 온도가 산업화 전과 비교해 2℃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억제하고 모든 국가가 온실가스 순 배출량 ‘0’을 달성하기 위해 각자 실천적 노력을 기울이자는 협약이다.
아울러 밀레이 대통령은 여성 권리 보호 및 다양성 증진을 위한 기존 정책도 폐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