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서키트 지난해 순손실 1200억대 달해
대규모 손상차손 발생…영풍 연결실적에 영향
영풍 자회사인 코리아써키트가 지난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영풍의 연결 실적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쇄회로기판(PCB)을 제조·판매하는 코리아서키트는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 장형진 고문의 장남 장세준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리아써키트의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은 마이너스(-) 1217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4배 이상 커졌다. 2년 연속 순손실에 이은 역대 최악 실적으로 지난 2023년 -283억원의 연결기준 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코리아서키트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손실 144억원을 기록, 1년 전에 비해 적자 폭을 크게 키우지 않았지만 지난해 4분기에 집중적으로 1000억원이 넘는 적자가 발생했다.
대규모 순손실에 대해 코리아써키트 측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현금창출단위(CGU) 단위 손상검토에 따른 유형자산 손상차손 발생으로 순손실이 30%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유형자산은 회사가 영업활동을 위해 매입한 공장설비나 토지, 건물, 기계, 차량운반구 등으로 자산의 실제 가치가 기존 장부 가치보다 현저하게 떨어졌을 때, 그 떨어진 만큼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한다. 손상차손 인식 시 비용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실적 악화로 이어진다.
코리아써키트는 경기도 안산과 파주, 베트남 등에서 총 6개의 사업장을 운영하며 다양한 유형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유형자산에서 손상차손이 발생했다고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해 4분기 특정 사업장의 유형자산에서 심각한 대규모 가치 하락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적자는 모회사인 영풍의 연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이미 석포제련소 가동률 하락으로 실적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뼈아플 수밖에 없는 셈이다. 영풍의 지난해 연결기준 적자 폭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9월부터 본격화한 고려아연과의 분쟁에서 거버넌스 개선과 경영 능력을 둘러싸고 장씨, 최씨 일가에 대한 평가와 비교가 크게 부각돼 왔다”며 "장형진 고문의 장남이자 영풍 최대주주인 장세준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코리아써키트 역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