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민간인들을 우주비행 캡슐에 태우고 지구 극지방 상공을 비행하는 임무를 처음으로 시도한다.
13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의 상업용 우주비행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프램(Fram)2'라고 이름붙인 임무를 올해 말 시도한다.
스페이스X가 지구 극지방 상공의 극궤도(polar orbit)를 비행하며 지구를 탐사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극궤도란 적도선이 아닌 남북극의 상공을 통과하는 궤도를 뜻한다. 극궤도 위성이 한 바퀴 돌 때 지구도 자전하므로 지구의 모든 곳을 볼 수 있고 같은 지역을 하루에 두 번 지나 지구를 자주 관측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Fram2은 3∼5일간의 비행을 하는 동안 고도 425∼450km 상공에서 지구의 극지방을 관측하고 오로라와 유사한 빛 방출 현상 등을 연구하는 계획이다. 또 우주에서 최초로 인간을 X선으로 촬영해 우주비행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본다는 미션도 포함됐다.
이번 임무는 중국계 가상화폐 거물인 춘 왕이 거액을 지불하고 기획했다. 비트코인 채굴업체인 F2풀(F2Pool)의 공동 설립자인 왕은 중국 톈진에서 태어나 작년에 몰타 시민권을 얻은 암호화폐 거물 투자자다. 그가 사령관 역할을 맡고 노르웨이·호주·독일 출신 민간인 3명이 함께 탑승한다.
스페이스X는 상업용 민간인 비행 탑승권의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앞서 크루 드래건에 우주비행사를 태우는 데 좌석당 약 5500만달러(약 750억원)의 비용을 지불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기준으로 4명의 탑승권 가격을 계산하면 2억달러(약 2729억원)에 달한다.
왕은 스페이스X에 "이번 임무를 통해 우주비행사의 탐험 정신을 강조하고 대중에게 경이감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기술이 어떻게 지구 탐사와 임무 연구를 통해 경계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지 강조하고자 한다"면서 "나는 아주 어릴 때부터 우주에 관심이 많았고 처음으로 민간인이 자신만의 매우 개인적인 임무를 계획하고 설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Fram2 임무에 참여하는 민간인 중 한명인 야니케 미켈센 노르웨이 영화 제작자는 "이번 비행 과정을 모두 촬영할 계획"이라며 "단순히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는 것을 넘어 (관객이) 마치 우주선에 탑승한 것처럼 체험할 수 있는 몰입형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은 2020년 처음으로 유인 시험비행에 성공한 이후 총 13번의 유인 우주비행 임무를 수행했다. NASA가 의뢰한 9차례의 국제우주정거장(ISS) 수송 임무와 4차례의 상업용 민간인 비행이 포함된다. 스페이스X는 민간인 우주 유영(spacewalk)을 시도하는 '폴라리스 던(Polaris Dawn)' 임무를 위해 크루 드래건을 26일 발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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