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오징어 게임 IP 제휴
글로벌 마케팅 효과 극대화 노려
오징어 게임2 흥행 여부 불투명
컬래버 비용 10억~30억 부담
넷플릭스의 글로벌 히트작 ‘오징어 게임’이 시즌 2로 돌아왔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오징어 게임 지식재산권(IP) 제휴를 통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오징어 게임 인기에 편승하기 위해 거액의 IP 제휴 비용을 낸 기업들이 기대했던 광고·마케팅 효과를 누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광고·마케팅업계에 따르면 오뚜기가 오징어 게임 시즌2와 IP를 협업해 지난달 출시한 뿌셔뿌셔 신제품 2종의 누적 판매량이 국내 출시 약 50일만에 160만 개를 돌파했다.
하이트진로는 오징어 게임 시즌2와 손잡고 ‘참이슬 오징어게임 에디션’을 출시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과 부산 센텀시티점에 오징어 게임 세트장을 구현한 ‘체험 공간’을 마련하고, 전국 주요 점포에 오징어 게임 IP 콘텐츠를 활용해 개발한 300품목의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판매하는 굿즈 스토어를 열었다. 기아는 오징어 게임 시즌2와 함께하는 더 뉴 스포티지 글로벌 캠페인 전개에 나섰다.
특히 CJ는 오징어 게임 IP를 글로벌 광고·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의 자체 브랜드 ‘브링그린’과 ‘웨이크메이크’는 오징어 게임 시즌2 컬래버 에디션을 선보인다. 컬래버 상품은 12월 말 올리브영 공식 온라인몰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매장, 올리브영 글로벌몰 등 글로벌 9개 국가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오징어 게임’ 스페셜 에디션으로 만두·떡볶이·김스낵·붕어빵·주먹밥·김밥·오징어 튀김 등 K푸드 라인업을 미국, 유럽, 일본 등 14개국에 선보인다.
기업들이 오징어 게임 콘텐츠 IP 제휴 상품을 잇달아 내놓는 건 오징어 게임 인기에 편승해 글로벌 시장에 자사 브랜드를 알리고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특히 해외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국내 기업들 입장에선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을 통해 인지도를 높인 오징어 게임 콘텐츠 IP에 자사 브랜드 이미지를 결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손쉽게 해외에서 광고·마케팅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1년 9월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1은 94개국 넷플릭스 시청 1위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 오징어 게임 시즌 2에 대한 기대감은 큰 상황이다. 이미 내년 1월 열리는 미 골든글로브 시상식 최우수 TV 드라마상 후보에 올랐을 정도다.
하지만 일각에선 오징어 게임 인기에 편승하려는 기업들의 광고·마케팅 전략이 기대했던 것만큼 효과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징어 게임 시즌2의 흥행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오징어 게임 콘텐츠 IP 제휴 비용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광고·마케팅업계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 콘텐츠 IP 제휴 비용(계약금)이 형태에 따라 ‘소극적 제휴’는 10억원 미만, ‘적극적 제휴’는 20억~30억원대로 알려졌다.
소극적 제휴는 제품에 단순히 오징어 게임 캐릭터를 입혀 판매하는 컬래버이고, 적극적 제휴는 오징어 게임과 연계해 상품을 개발해 판매까지 하는 컬래버를 말한다.
올리브영의 기능성 비건자연주의 브랜드 ‘브링그린’이 적극적 제휴의 대표 사례다. 올리브영은 오징어 게임 속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에서 영감을 받아 캐릭터 영희가 트러블을 포착한 순간 완벽하게 조준해 제거한다는 콘셉트로 브링그린 오징어 게임 시즌2 컬래버 에디션을 기획했다.
또한 오징어 게임 콘텐츠 제휴는 계약금 외에도 제품 매출의 약 4~9%를 넷플릭스에 수수료로 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업계에선 오징어 게임 IP 제휴 컬래버는 사실상 이익을 내기 위한 것보다 일시적 기간에 자사 브랜드를 국내는 물론 해외에 알리는 목적으로 진행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엄남현 홍익대 광고홍보학부 교수는 “해외 시장을 바라보는 기업들이 오징어 게임이라는 글로벌 콘텐츠 IP를 자사 브랜드에 입히는 컬래버 전략에 나서고 있다”며 “문제는 시즌1과 같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 수 있느냐다. IP 제휴 비용이 시즌1에 맞춰져 책정됐을 텐데, 사실 시즌2가 시즌1과 같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