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관련 ETF 줄줄이 상폐
수익률 바닥 2차전지 ETF 도 ‘빨간불’
한때 유행을 좇아 우후죽순 출시됐던 메타버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줄줄이 상장폐지되고 있다. 메타버스 인기가 시들해지자 ETF 규모가 순자산총액 50억원 밑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자본시장법상 순자산총액 50억원 미만 ETF는 상장폐지할 수 있다. 2차전지 테마 ETF 역시 메타버스처럼 ‘좀비 ETF’로 전락할 수 있단 우려가 팽배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총 4개 ETF가 상장폐지됐다. 이 가운데 절반이 메타버스 관련 ETF다. 국내외 메타버스 관련주에 투자한 ‘SOL 한국형글로벌플랫폼&메타버스액티브’와 ‘RISE 글로벌메타버스’ 등이다. 이들 ETF는 메타버스가 미래 먹거리로 떠올랐던 2021~2022년 출시됐지만, 관련 시장이 침체에 빠지자 거래량이 급감했고 거래마저 중단됐다.
상장폐지 수순을 밟는 메타버스 관련 ETF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9개 관련 ETF 가운데 ‘HANARO 미국메타버스iSelect’ ‘KODEX 차이나메타버스액티브’ ‘HANARO Fn K-메타버스MZ’ 등의 순자산총액도 50억원을 밑돈다.
자본시장법상 ETF 순자산총액 50억원 미만 상태가 1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통상 한국거래소는 반기마다 순자산 50억원 미만 ETF(상장 후 1년 이상)를 골라내 관리종목으로 지정한다. 이후 다음 반기 말까지 순자산 규모를 50억원 이상으로 회복 못하면 거래소는 해당 ETF를 상장폐지한다.
2차전지 테마 ETF를 향한 우려의 시선도 확산 중이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2차전지 관련 ETF 상당수는 최근 3개월 수익률 최하위에 그쳤다.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ETF가 -51%로 가장 부진했다. 이어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48%)’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33%)’ ‘TIGER 2차전지소재Fn(-33%)’ ‘SOL 2차전지소부장Fn(-33%)’ 순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운용사가 우후죽순 내놓는 특정 산업 테마형 ETF는 분산 투자와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주의를 당부한다. 테마형 ETF는 펀드매니저가 상대적으로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액티브 ETF의 한 종류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내 테마형 ETF는 전체 시장과 상관계수를 0.7 이상 유지하도록 돼 있지만 투자한 산업이 전체적으로 흔들리면 수익률이 와르르 무너진다”며 “장기적으로는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정통 ETF보다 오히려 수익률이 저조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