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

 

서학개미라면 주목할 순간이 다가온다. 워런 버핏, 레이 달리오, 스탠리 드러켄밀러 등 월가 거물들의 투자전략을 엿볼 수 있는 ‘13F’ 보고서 공개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미국 기관투자가들은 분기마다 투자 내역을 보고한다. 이번 4분기 자료 제출 기한은 2월 14일까지다. 이들의 포트폴리오에는 한 걸음 앞선 시장 판단과 전략이 담겨 있다. 이를 분석하면 자신의 투자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 정치’로 상징되는 예측 불가능한 정책 기조와 더불어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정책 변화 가능성은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도전을 안기고 있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시기에 투자 고수들의 방향타를 읽을 수 있는 ‘13F’를 소개한다.

 

연중 4회 공개되는 비밀노트

지난해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소식은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의 애플 지분 매도였다. 이 회사는 2024년 3분기에 보유 중인 애플 지분을 25% 더 줄였다. 또 주요 보유 주식인 뱅크오브아메리카를 매각했다. 이 포트폴리오가 담긴 13F 보고서가 공개되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벅셔는 대량 매도 후 현금을 보유했고 사상 최대의 현금을 쌓았다. 시장은 벅셔가 현재 거시경제를 ‘먹구름’으로 인식했다고 풀이했다. 실제 그는 보유 현금을 쓰고 싶다면서도 “리스크는 매우 낮고 리턴은 큰 일이 나타나지 않는 한 돈을 투입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런 그가 4분기엔 뱅크오브아메리카 주식을 계속 매각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또 위성 라디오 회사인 시리우스XM의 지분을 늘리고 에너지 기업인 옥시덴털페트롤리움과 인터넷 도메인 이름 등록 회사인 베리사인의 주식을 매수한 것도 알려졌다.벅셔의 4분기 선택은 오는 2월 중순에 발표될 최신 13F 보고서가 나올 때까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4분기 알려진 벅셔의 투자 동향만으로도 이들 세 기업에 신뢰를 조성했다. 주가도 소폭 상승했다. 특히 시리우스XM은 당시 52주 최저치를 기록하고 11월에만 18% 이상 하락했지만 시장엔 ‘낙관적인 신호’를 보냈다. 시장이 구루들의 13F 보고서를 기다리는 이유다.

 

13F 보고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요구하는 보고서 중 하나로 공식적으로는 ‘Form 13F’로 불린다. 미국에서 1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는 기관투자가라면 분기별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각 분기 종료 후 45일 이내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매년 5월과 8월, 11월, 이듬해 2월이 보고서 제출 시즌이다. 보고서엔 주로 상장 주식, 옵션, 상장지수펀드(ETF), 전환사채 등 공시가 요구되는 금융상품에 대한 보유 내역이 포함된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해당 기관이 어떤 주식과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13F를 보고 투자의 길라잡이로 삼을 수 있다. 예컨대 버핏의 벅셔해서웨이가 애플 주식을 1~3분기 연속 매도했을 때 사람들은 “왜 팔았을까? 뭔가 안 좋은 일이 있었나?” 유추하고 애플에 대한 투자전략을 세웠다.4분기의 투자 방향도 조금씩 밑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1월 16일 기준으로 지금까지 공개된 79명의 슈퍼 투자가들은 대형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며 기술주와 금융주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 투자가들이 집중적으로 투자 포트폴리오에 배치한 종목은 ‘매그니피션트7(M7)’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기술주들이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79곳 중 32곳에서 포트폴리오에 포함되었으며 알파벳(클래스 A와 C), 아마존, 메타 플랫폼스, 애플 등도 상위권에 자리 잡았다.

 

기술주 외에도 금융주가 강세를 보였다. 마스터카드와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등의 금융 종목은 여전히 자산가의 선택지다. TSMC와 ASML과 같은 반도체 관련주 역시 장기 성장 가능성을 반영하며 주요 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단, 부자의 비밀노트엔 함정도 있다. 13F 보고서는 분기마다 제출되기 때문에 보고서에 나와 있는 정보는 이미 몇 주에서 몇 달 전의 정보일 수 있다. 그동안 시장 상황이 바뀌었을 수도 있고 기관이 이미 그 주식을 팔았을 가능성도 있다. 이를 악용하는 ‘나쁜’ 기관도 종종 있다.따라서 13F 보고서는 매우 유용한 정보이지만 투자자들이 이를 활용할 때는 항상 주의가 필요하다. 기관투자가들은 13F 보고서가 공개되기 전에 이미 다른 계획을 세웠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보고서에 나온 대로 따라 투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13F 정보를 참고하되 자신의 판단과 함께 다른 시장 정보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3F 보고서 따라하기

우리나라에 다트가 있다면 미국에는 SEC에서 운영하는 EDGAR 시스템이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13F 보고서를 열람할 수 있다.

 

하지만 SEC에 제출한 공시문서들은 일반인이 쉽게 볼 수 있도록 정리된 양식이 아니기 때문에 정보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13F 보고서를 일반인들도 보기 쉽게 정리해둔 사이트들이 많다. 예컨대 ‘웨일 위즈덤(whale wisdom)’이란 사이트는 일목요연하게 13F를 정리해 편리하다. 홈페이지 상단에 검색하고 싶은 운용사 이름을 넣으면 된다.지루한 교과서보다 핵심 문제만 모아둔 비밀병기를 원한다면 증권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가 대가들의 포트폴리오를 따로 서비스한다. 13F를 통해 정리된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인포그래픽으로 보여줌으로써 따로 찾아볼 수고 없이 대가의 포트폴리오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각사의 서비스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큰손의 포트폴리오 이야기를 통해 해당 종목의 매수·매도 이유를 더 쉽고 깊게 이해할 수 있는 해설 콘텐츠도 제공한다. 이 밖에도 투자자의 편의를 위해 대가들의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는 주문하기 기능을 지원한다.

 

공부보다 실전이 중요한 사람이라면 바로 투자에 들어가도 좋다. 시장에는 대가의 포트폴리오를 추종하는 ETF 다수 출시되어 있다. 대표적인 GFGF 펀드다. 정식 명칭은 Guru Favorite Stocks ETF. 시장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구루(Guru)’들이 많이 보유한 주식에 투자한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2.49%, 1 수익률은 24.67%.골드만삭스 헤지 인더스트리 VIP ETF 주요 헤지펀드의 포트폴리오 장기 보유 종목 상위 50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헤지펀드 매니저들의 주식 투자 아이디어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13F 따라 분기마다 리밸런싱을 진행한다.

원문기사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