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임종윤 이사, 북경한미약품 동사장 선임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오너가(家) 모녀와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1년여 만에 결국 모녀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13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고(故) 임성기 회장의 배우자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송 회장은 지난해 5월 공동대표직에서 내려온 이후 9개월 만에 복귀했다. 임 회장과 송 회장의 차남인 임종훈 대표는 사임했다.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은 지난해 1월 송 회장과 장녀 임주현 부회장이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OCI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하면서 불거졌다.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가 OCI와 통합을 반대하며 ‘독자 경영’을 주장했기 때문이다.지난해 3월 열린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에서 형제가 5대 4구도로 이사회를 장악하게 되면서 그룹 간 통합은 무산됐다. 임성기 회장의 고향 후배이자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형제의 손을 들면서 형제 측 인사 5명이 이사회에 진입했다.
그러나 7월 신동국 회장이 다시 모녀 편에 서면서 흐름이 달라졌다. 신 회장과 모녀의 자문을 했던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가 특수목적법인 ‘킬링턴 유한회사’를 만들어 이들과 ‘4인 연합’을 구성하면서 모녀측 우호지분이 늘었기 때문이다.
11월 임시주총에서는 신 회장이 이사회에 진입하면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도는 5대 5로 팽팽해졌다. 이 과정에서 상속세 납부 및 주식 담보 계약의 부담으로 인해 형제측 지분도 점차 감소했다.결국 임종윤 이사는 12월 지분 5%를 4인 연합에 매도하고 이들과 연대하기로 결정하며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모녀의 승리로 기울었다.
송 회장은 지주사 대표 선임과 함께 그룹 조직 재정비와 경영 정상화에 매진할 예정이다. 장남 임종훈 이사는 북경한미약품 동사장(이사회 회장)에 선임됐다.
지난 11일 형제 측 인사인 사봉관 사외이사와 권규찬 기타 비상무이사에 이어 임 이사까지 사임하면서 팽팽하던 이사회 구도가 4인 연합이 우세한 구도로 바뀌었고, 결국 이날 동생인 임 대표의 자진 사임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