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외식업계가 고심하고 있다.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서 소금 사재기 현상으로 품귀 현상이 일고 소금 가격이 오르는 등 소금에 대한 불안감이 번지면서다. 소금을 비롯한 잇따른 식자재 가격 인상으로 외식 물가가 재차 오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굵은소금 5kg의 평균 소매가격이 지난 16일 기준 1만3406원을 기록했다. 1년 전 1만1188원보다 19.8%, 평년 7901원보다 69.6% 오른 가격이다.
가격 비교 서비스 다나와가 이달 7일부터 13일까지 온라인에서 팔린 소금 거래액을 조사한 결과, 전주 같은 기간 대비 8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수요가 급격하게 몰리면서 가격도 급상승했다. 지난 14일 천일염 20kg의 평균 거래가격은 5만7840원으로, 5월 평균 거래가격인 3만1540원보다 83% 올랐다. 물량이 부족한 일부 제품은 2~3배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전국 천일염의 85%를 취급하는 신안군 수협 직매장은 지난 8일 2021년산 천일염 가격을 한 포대 2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올리고, 택배 물량 폭주로 신안 천일염 상품의 1인 최대 구매 수량을 5포대로 제한하기도 했다.
해양수산부는 이에 대해 "천일염 품귀 및 소금 가격 인상은 4~5월 기상 여건으로 생산량이 준 것이 근본 원인"이라며 "6~7월 생산량이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생산량이 회복되고 있어 공급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외식업계는 소금을 비롯해 최근 식자재 가격 인상이 거듭되면서 부담이 늘고 있다. 외식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생겨나고 있지만, 여론을 고려해 손쉽게 가격을 올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소금 15kg를 주문해 받으니 마음이 든든하다. 품절 문제가 얼른 해결되었으면", "소금 가격이 오르면 김치, 밑반찬 가격도 올려야 하는데 가격 인상의 눈총을 어떻게 견뎌야 할지" 등의 의견이 올라오기도 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소금값이 쌀값보다 비싸졌다"며 "메뉴 가격을 올린 만큼 수익이 남는 것도 아니고, 가격을 자주 올리면 손님이 줄 테고, 식자재 가격 인상의 부담을 2~3개월은 감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달 초에는 낙농진흥회와 유업계가 원유 가격 조정 협상에 들어간 바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 내외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흰 우유 등 유제품 가격 인상에 힘이 실린다. 또, 작년 말부터 설탕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며 관련 제품 가격도 함께 오르는 '슈거플레이션'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갑자기 늘고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소금 도매가도 함께 오르고 있다"며 "설탕, 소금은 주요 식자재라 가공식품 등에도 널리 쓰이기 때문에 도미노 상승 우려가 있다. 당장 소비자가를 올릴 순 없어도 시장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