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달 공개 예정인 갤럭시Z폴드5·플립5 신제품에 위성통신 기능을 탑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쟁사의 긴급알림 등 제한된 기능으로는 파급력과 시급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Z 시리즈 폴더블 신제품에 위성통신 기능을 탑재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위성통신 탑재를 위한 기술은 충분히 확보했다. 퀄컴은 갤럭시Z 시리즈 탑재가 유력한 스냅드래곤8 2세대(for 갤럭시) 칩셋에서 위성통신을 구동하는 ‘스냅드래콘 새틀라이트’를 개발·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위성통신 구동을 위한 관련 RF, 안테나 기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은 아직 위성통신 효용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앞서 스마트폰을 상용화한 애플· 화웨이는 단방향 알림 위주다. 아이폰14는 이용자가 보낸 구조 알림 신호를 글로벌스타 위성이 인식해 응급서비스 기관에 중계 전송하는 방식이다. 화웨이 메이트50은 베이더우 위성을 이용해 제한적 형태로 메시지 송수신이 가능하다. 이 같은 기능은 통신망이 우수한 한국 등 국가에서는 효용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토가 넓어 음영지역이 있는 미국, 캐나다에서도 활용도가 미약하다는 분석이다. 경쟁사 등 동향 분석 결과 현 기술로는 위성통신이 ‘킬러’ 기능이 되지 못한 것이다.
또 갤럭시Z 시리즈는 두께와 무게를 줄이는 게 과제다. 폴더블폰 경량화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가격을 상승시키는 기능을 무리해서 탑재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대신 삼성전자는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5세대(5G) 이동통신으로 모바일 기기와 인공위성을 연결하는 ‘비지상 네트워크(NTN, Non-Terrestrial Networks)’ 상용화에 주력하는 행보다.
NTN은 5G 고도화 표준에 해당하는 ‘3GPP 릴리즈17’ 표준에 포함된다. NTN 기술이 상용화되면, 간단한 문자 메시지 외에도 사진과 영상 등 대용량 데이터의 양방향 송수신도 가능하다. 지상의 통신 음영지역은 물론 항공, 선박, 도심항공교통(UAM)에서도 자유롭게 데이터 통신을 이용할 수 있어 위성통신 활용도가 높아진다. 삼성전자는 이미 관련 표준기술을 확보했고 ‘엑시노스 모뎀 5300’에 적용해 검증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NTN 상용화를 통한 실질적 위성통신기능 제공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TN이 상용화되는 1~2년 후 시점에 내놓을 차세대 갤럭시 제품에 NTN을 킬러 기능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다만, NTN 기술이 준비되기 전까지 애플·화웨이와 유사한 형태의 비상 위성통신 기능 탑재도 시장성을 분석하면서 지속 검토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출시를 준비중인 제품에 대해 언급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