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 2분기부터 인하 유력…미국 연준은 전망 엇갈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주목된다. 한국은행은 오는 2024년 2분기부터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전망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22일 유안타증권은 “미국 연준이 5.25~5.50%인 현재 기준금리를 내년 상반기까지 동결할 것”이란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유안타증권 김호정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미국이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상반기까지는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내년 4분기 중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DS투자증권 양해정 연구원은 3분기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미국 연준이 상반기 중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이 내년 3월까지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한 후 5-6월부터 본격적으로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도 내년 6월을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기로 예상하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2024년 하반기로 예상됐던 연준의 첫 인하시기가 2분기까지 앞당겨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경우, 3분기까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참석위원들 사이에서 3.50%인 기준금리를 인상하거나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4분기 들어 기준금리 인하 주장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지난 7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10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6명의 금통위원 중 4명은 기준금리 동결 의견을 제시했지만, 인하 가능성을 열어야 한다는 입장도 있었다.
10월 금통위에 참석한 A위원은 “인플레이션 둔화가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유의하게 높아질 경우 추가 인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위원은 “경기 성장 둔화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고, 정책여건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관찰하면서 추가 긴축 또는 완화 여부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한국은행이 내년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안재균 연구원은 “물가상승률이 한은 목표보다 높기 때문에 금리인하에 대한 섣부른 기대는 차단하려 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긴축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부동산 가격 하향세를 확인한다면 내년 5월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흥국증권 채현기 연구원은 "한은이 빠르면 2분기, 늦으면 3분기 중 통화정책을 금리 인하 모드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ECB 역시 4.50%인 기준금리를 내년 4월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시장에선 ECB가 내년 4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확률을 30% 수준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통화정책회에서 금리를 동결하며 75%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