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메타버스 사업
카카오 ‘컬러버스’ 연내 정리
싸이월드·컴투스도 구조조정
네이버·SKT·LG유플은 선전
해외 사용자 꾸준히 늘어나
카카오의 메타버스 서비스를 추진하던 증손회사 컬러버스가 사업 해체 수순에 들어갔다. 메타버스 열기가 식으며 기업간소비자거래(B2C) 메타버스 플랫폼이 하나둘 사라지는 모양새다. 다만 네이버 제페토 등 일부 플랫폼은 준수한 성과를 이어가면서 메타버스 플랫폼 간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23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메타버스 기업 컬러버스는 운영 중인 대표적인 서비스 ‘퍼피레드M’을 오는 12월 1일부로 종료하고 사업 정리에 들어간다. 이용수 컬러버스 대표는 최근 공지를 통해 “현재 회사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까지 오게 되어 퍼피레드 서비스 또한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컬러버스는 지난 6월에도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퍼피레드 서비스의 업데이트를 한시적으로 중단하는 등 몸집 줄이기와 사업 효율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컬러버스는 지난해에 영업이익 115억3000만원 적자를 기록하며 수익 악화에 빠졌다.
게임 개발사 넵튠은 컬러버스의 지분 44.28%를 갖고 있는 최대 주주다. 또 넵튠의 최대주주는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라는 점에서 컬러버스는 카카오의 증손회사로 인식된다. 다만 넵튠 관계자는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을 한 차례 더 진행하긴 했으나 사업 정리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컬러버스는 지난해 6월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가 선포한 카카오의 메타버스 비전인 ‘카카오 유니버스’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을 담당한 바 있다. 실제 플랫폼 구현을 담당했던 개발사인 컬러버스가 정리 수순에 들어가면서 카카오가 준비했던 메타버스 플랫폼은 동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 열기가 식은 가운데 컬러버스 또한 실패하면서, 이용자·수익성 확보에 실패한 기업간소비자거래(B2C) 메타버스 플랫폼 하나둘 사라지는 분위기다. 지난 7월에는 싸이월드 메타버스를 운영하던 ‘싸이타운’이 1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컴투스의 ‘컴투버스’ 또한 지난 9월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컴투스는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컨벤션 기능 중심으로 컴투버스를 재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B2C 메타버스 서비스의 실패 사례가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서비스를 바탕으로 이용자를 꾸준히 확보하며 성과를 거두고 있는 서비스들도 있다.
국내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이자 해외 이용자 비율이 높은 네이버 ‘제페토’는 올해 월간활성이용자수(MAU) 2000만명 내외를 꾸준히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지난해 대비 MAU는 감소했지만 선방하는 모양새다. 네이버 관계자는 “메타버스라는 키워드가 많이 죽었지만, 크리에이터들이 많이 모이고 커뮤니티의 특성이 만들어지면서 소셜미디어(SNS)같은 정체성을 확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이나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초등학교 저학년 연령대를 타깃으로 하는 어린이 특화 메타버스 ‘키즈토피아’를 운영 중이다. 올해 5월 출시한 신생 플랫폼으로, 7월에 가입자 4만명 돌파후 10월 기준 16만5000여명의 누적 가입자 수를 확보했다. 특히 6월에 미국 등 북미 지역과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데 이어 싱가포르, 필리핀, 브루나이 등 영어권 국가로 확대했다. 내년부터는 현지 언어 지원을 추가해 일본, 대만, 남미 국가 등으로 확장해 글로벌 서비스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의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 또한 글로벌 서비스를 통해 올해 3분기 기준 가입자 5000만명을 돌파했다. MAU는 3분기 기준 420만여명 수준으로, 지난 2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케이팝의 영향으로 동남아시아 같은 지역에서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