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한컴)가 인공지능(AI) 사업을 본격화한다. 내년 상반기 지능형 문서 작성 도구 ‘한컴 어시스턴트’를 출시하고 5년 내 글로벌 시장에 안착한다는 목표다.
김연수(사진) 한컴 대표는 지난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페어몬트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전략 발표회에서 "2024년에는 한컴의 AI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산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한컴 어시스턴트를 중심으로 한컴만의 지능형 자동화(IA) 서비스를 통해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IA는 자동화 도구에 AI를 결합한 것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적용할 수 있는 개념이라고 한컴은 설명했다. 김 대표는 한컴 창업주인 김상철 회장의 장녀로 지난 2021년 한컴 대표에 선임됐으며, 언론을 대상으로 간담회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컴이 개발하는 한컴 어시스턴트는 여러 대규모언어모델(LLM)과 연결돼 동작하는 AI 문서 작성 도구다. 자연어로 명령하면 LLM을 거쳐 내용을 이해하고 의도를 분석해 문서 생성을 돕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생성형 AI 비서 ‘코파일럿’과 비슷하다. 내년 상반기에 베타 버전을 내놓는 게 목표다.
한컴은 이날 한컴 얼라이언스 발족식도 열었다. 한컴과 파트너사들이 자체 기술과 영업력·사업 기회를 공유하는 협력체로, 한컴은 참여사에 기술을 지원할 예정이다. 고객 맞춤형 서비스와 구축형 솔루션 기반 사업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파트너사와 함께 비즈니스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외 기업에 대한 투자도 강화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유럽 AI 기업 인수 등 해외 AI 기업에 대한 투자를 추진 중"이라며 "국내 기업 중에서도 해외 시장 확대가 가능한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주주 환원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부터 3년간 매년 별도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의 25~30%를 배당으로 환원하고 자기주식 취득에도 나서기로 했다. 김 대표는 "IA 시장에서 영역을 빠르게 확대하고 고객의 시간과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이는 데 이바지함으로써 5년 내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편입되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불거진 ‘아로와나 코인’ 관련 의혹에는 경영진·법인과는 전혀 관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로와나 코인은 한컴의 블록체인 전문 계열사인 한컴위드에서 지분을 투자한 암호 화폐로, 2021년 4월 상장한 이후 1000배 이상 가격이 치솟아 시세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이와 관련, 경찰은 지난 27일 김상철 회장의 아들 김 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대표로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은 해당 내용은 경영진, 법인과 무관하다는 것"이라며 "아로와나 코인 프로젝트가 잘못되더라도 법인과 경영진에 실이 될 것이 없으며, 반대로 잘되더라도 득이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