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최대 수혜주인 엔비디아가 PC나 노트북으로 구동할 수 있는 이른바 가정용 AI 반도체 3종을 공개했다. 지금까지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에 집중해온 엔비디아가 소비자용 제품을 내놓으며 '로컬 AI'용 칩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6% 넘게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8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AI 기반의 새로운 그래픽처리장치(GPU)인 '지포스 RTX 40 슈퍼 시리즈' 3종을 공개했다. 새로운 제품은 일반 소비자들이 가정과 사무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로컬 AI'용 GPU다.
엔비디아는 올해 처음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에 참가하는 데 이를 앞두고 온라인을 통해 신제품을 공개했다.
엔비디아는 RTX 4060 슈퍼, RTX 4070 Ti 슈퍼와 RTX 4080 슈퍼를 공개하며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는 '텐서 코어'의 추가 탑재로 메모리 입출력 속도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GPU는 주로 게임용으로 사용되지만 이날 공개된 제품은 개인용 기기에서 인터넷을 통해 원격으로 클라우드에 접속하지 않고도 AI를 실행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엔비디아의 저스틴 워커 제품관리 선임이사는 "클라우드에 있는 엔비디아의 GPU는 매우 큰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실행하고 대형 AI 모델 가동을 위해 그 모든 처리 능력을 쓸 수 있는 동시에 PC에 있는 RTX 텐서 코어는 대기 시간에 민감한 AI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RTX 4080의 경우 이전 세대 모델 대비 AI 영상을 생성하는 속도가 150% 빨라졌다. 또한 최근 공개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LLM 처리 속도도 5배 빨라졌다. RTX 40 슈퍼 시리즈는 삼성전자, 에이서, 델, 레노버 등의 노트북에 공급될 예정이다.
워커 수석이사는 "1억개의 RTX GPU가 출하되면서 AI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강력한 PC를 위한 대규모 설치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향후 1년 동안 RTX GPU로 가동이 가능한 다수의 새로운 AI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올해 말 공개하는 새로운 버전의 윈도 12에 AI 기능을 접목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게임 개발자들이 생성형 AI를 게임에 통합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도 개발 중이다.
가격은 RTX 4060가 599달러, RTX 4070 Ti 슈퍼가 799달러, RTX 4080 슈퍼는 999달러다. 판매는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된다.
엔비디아는 새로운 GPU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규제를 준수해서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용 GPU를 공급받지 못하는 중국 고객사와 연구진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새로운 GPU 출시에 힘입어 엔비디아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6.43% 급등한 522.53에 마감했다. 엔비디아의 급등으로 반도체주도 동반 상승했다.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3.28% 올랐다.
한편 엔비디아가 RTX GPU를 출시하며 로컬 AI 반도체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인텔, AMD, 퀄컴이 PC, 노트북, 모바일에서 AI를 구동할 수 있는 고성능 칩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