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S24 출시 맞춰 ‘4년→7년’ 업데이트 기간 연장
애플 6년, 구글 7년 등 충성 고객 잡기 경쟁 시작
프리미엄폰 구입해 오래 쓰는 방향으로 소비 패턴 변화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운영체제(OS) 지원 늘리기 경쟁이 시작됐다. 6년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지원하는 애플을 견제하는 동시에 충성 고객을 잡기 위해 지난해 구글에 이어 삼성전자가 7년으로 OS 지원 기간을 늘리기로 결정한 것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24 출시에 맞춰 소프트웨어와 보안 업데이트 지원 기간을 기존 4년에서 7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각) 삼성전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갤럭시S24′ 언팩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발표에 언팩 행사에 참석한 외신들은 박수와 환호로 답했다.
외신들은 삼성전자의 발표에 “엄청난 소식”이라고 했다. IT 매체 폰아레나는 “7년 OS 및 보안 업데이트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소식”이라며 “조금 과장하면 갤럭시S24 공개보다 7년 OS 업데이트 발표에 대한 현장 반응이 더 뜨거웠다”라고 했다.
삼성전자 ‘4년→7년’ OS 업데이트 기간 연장
삼성전자는 그동안 4년간 OS 업데이트를 제공했다. 2020년 나온 갤럭시S10까지는 새로운 OS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지만, 이전 모델은 업데이트를 받을 수 없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2017년 나온 갤럭시S8까지 OS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가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사후지원 정책을 강화해 갤럭시 충성 고객을 붙잡겠다는 전략이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아이폰 이용자 뺏어오기에 집중했다. 하지만 애플과 삼성전자로 나뉘는 양강 체제가 10년 넘게 이어지면서 아이폰 이용자 뺏어오기 만큼 갤럭시 충성 고객 지키기가 중요해졌다.
여기에 미래 소비층으로 떠오르는 10·20대의 아이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젊은 층 공략과 동시에 충성 고객 지키기가 생존을 위협하는 변수가 됐다. IT 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의 7년 OS 업데이트 결정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됐다”라며 “충성 고객을 지켜야 경쟁사 고객을 뺏어올 수 있다”라고 했다.
프리미엄폰 구입해 오래 쓰는 소비자 늘어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진 것도 삼성전자가 7년간 OS 업데이트를 결정한 이유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역대 최장인 43개월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38개월에서 3년 만에 5개월이 늘어난 것이다.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교체 주기를 길게 가져가고 있다. 다만 스마트폰을 오래 쓰는 대신 100만원 이상 프리미엄 제품을 구입하는 경향이 짙다. 70만원 이하 중저가폰을 구입해 2년 만에 바꾸는 대신 100만원 이상 프리미엄폰을 구입해 4년 가까이 쓰는 셈이다.
삼성전자도 이런 소비 움직임에 맞춰 대응하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S24 언팩 간담회에서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동시에 프리미엄 제품을 더 오래 사용하고자 하는 소비자 니즈가 있다”라며 OS 업데이트 기간 연장의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