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는 자율주행차가 날아다니고 서울에서 제주도 병원에 있는 환자를 원격으로 수술하는 등 SF영화에서나 보던 장면들이 가까운 미래에 현실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하게 되려면 우선 통신 네트워크의 속도 개선이 이뤄져야 하는데요. 그 핵심 기술이 바로 6G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5G의 뒤를 잇는 차세대 네트워크 6G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1. 다가오는 6G 시대
6G는 5G보다 빠른 속도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연 속도, 에너지 효율 등 모든 부분에 있어 발전된 모습을 보입니다. 이론상으로 5G보다 무려 50배 빠르고, 전송 지연은 10분의 1수준으로 낮아 20GB 용량의 영화 한 편을 다운로드하는 데 불과 0.0016초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속도도 빠르게 향상되지만 5G에 비해 오류를 줄여 신뢰성은 100배 이상 향상됩니다. 또한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지능형 네트워크가 기기의 전력 소모와 데이터 지연을 줄여 에너지 효율 역시 최소 2배 이상 향상될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에서는 6G의 도입으로 사람, 사물, 공간까지 모든 것이 연결되는 일명 ‘초연결 시대’가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최대 1,000km/h 이동체의 통신 지원이 가능해지고 5G보다 10배 많은 장치와 연결할 수 있어 가능한 일입니다. 또한 지상에서만 통신을 지원하는 5G와 달리 저궤도 위성을 통해 공중 10km 구역까지 통신 서비스를 지원하며 만물지능인터넷(AIoE, Artificial Intelligent of Everything) 시대가 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2. 6G 핵심 서비스
6G 기술이 상용화되면 여러 가지 새로운 기술들이 가능해집니다. 홀로그램을 통한 비대면 회의, 빅데이터 기반으로 한 설비 자동 정밀 제어, 초고해상도 복제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2022년 5월 개최된 ‘6G 포럼’에서는 6G의 핵심 서비스로 디지털 복제(Digital Replica), 고정밀 모바일 홀로그램(High-Fidelity Mobile Hologram), 초실감 확장현실(Truly Immersive XR)을 꼽았습니다.
6G 시대에는 모든 만물이 연결됨에 따라 사물과 사람, 공간 등 물리적인 실체를 그대로 가상 공간에 복제하는 디지털 복제가 가능해집니다. 이에 현실의 사물과 공간을 그대로 복제한 디지털 가상 세계인 ‘디지털 트윈’도 실현될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디지털상에 똑같이 구현한 공장에서 공정 설계 시뮬레이션을 거치며 생산 효율성을 올릴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데이터 속도가 빨라지며 모바일 디스플레이를 통한 3차원 영상인 홀로그램 서비스가 상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S사에서는 홀로그램을 얇은 디스플레이에서 구사하는 기술을 개발했는데요. 6G가 도입되어 디지털 복제가 가능해지면 모바일을 통한 홀로그램 서비스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모바일 디스플레이에서 홀로그램 실현이 가능해지면 확장현실(XR, eXtended Reality) 역시 일상 속으로 스며들 것으로 보입니다. 확장현실이란 현실과 가상 공간이 실감 나게 연결된 것으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을 모두 아우르는 초 실감형 기술을 말하는데요. 업계에서는 AR 안경에 홀로그램 기술이 접목되면 대면한 것과 같은 수준의 경험과 몰입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확장현실이 구현되면 실제로 매장에 가서 옷을 입어 보지 않더라도 가상 피팅룸을 통해 옷이 잘 맞는지 확인해 볼 수 있고, 사격장이 없어도 가상 전투 훈련을 받을 수도 있게 됩니다.
3. 국내 6G 개발 전략
미래를 이끌어갈 핵심 기술인 6G를 선점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2020년 10월 이동 통신사와 통신장비, 반도체 관련 기업의 연합체인 ‘넥스트G 얼라이언스(Next G Alliance)’, 중국에서는 2019년 6월 6G 추진단(IMT-2030)을 출범하며 6G 선점을 위해 나섰습니다.
세계 최초로 5G를 선점한 국내 기업 및 정부도 6G를 선점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10년 주기로 이동 통신 교체가 이루어진 것을 미루어 볼 때, S사에서는 2028년에 6G가 상용화되며 2030년에는 본격적으로 서비스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았습니다. 또한 업계에서는 현재 소비자들 사이에서 제기되는 5G 관련 품질 문제 역시 6G 개발이 이루어지며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21년 12월, 정부는 6G를 10대 국가 필수전략 기술에 포함하며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G 시대 선도를 위한 미래 이동 통신 연구개발 추진전략’을 발표하며 2021년부터 5년간 2,147억원을 기술 개발을 위해 투자하고 있는데요. 6대 분야(초성능, 초대역, 초공간, 초정밀, 초지능, 초신뢰)에 대한 총 10대 전략 과제를 발표하며 6G 핵심 표준특허 보유 세계 1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세계 1위, 장비 시장 점유율 세계 2위를 목표로 기업 및 연구소가 함께 기술 확보, 국제표준 및 특허 선점, 연구 산업 기반 조성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4. 필수 과제 저궤도 위성
한국이 6G를 선점하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기술 중 하나는 ‘저궤도 위성’입니다. 6G의 실현을 위해서는 메가헤르츠(㎒)에서 수십 기가헤르츠(㎓)에 이르는 초광대역 폭의 연속적인 주파수가 필요한데요.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 중 하나가 저궤도 위성으로 지상과 가깝게 낮은 궤도에서 움직이는 만큼 통신 지연율(0.025초)이 낮고, 언제 어디서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위성 크기가 대부분 2m 이하이고, 마이 크로셋(microsat) 등 소형 위성도 개발이 가능해 지상 네트워크 수준으로 비용이 경제적입니다.
미래 산업을 위한 핵심 기술인 만큼 글로벌 저궤도 위성 산업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KDB 미래전략연구소는 2040년에는 세계 위성 산업 규모가 1조 1,000억달러(1,401조 9,500억 원)에 달할 것이며, 이중 우주 인터넷 산업이 차지하는 규모는 53%가 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민간 기업 주도하에 저궤도 위성 사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S사는 무게 227kg의 소형 군집위성을 저궤도에 띄워 전 세계에 고속 인터넷을 제공하겠다는 스타링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2022년 3월 기준 약 2,000여 개의 위성을 쏘아 올렸으며, 2027년까지 1만 2,000개의 위성을 발사할 예정입니다. 또한 영국 W사에서는 2022년까지 저궤도 위성 648개를 발사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안타깝게도 국내 항공 위성 기술은 아직 부족합니다. 저궤도에 물체를 쏘아 올리는 독자적 기술을 보유하기 위해 약 12년간 연구 끝에 2021년 10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를 성공적으로 발사를 했지만 궤도에는 정상적으로 진입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끝나지 않고 정부 및 기업에서는 저궤도 위성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31년까지 저궤도 통신 위성 14개를 발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H사는 3,464억 원으로 글로벌 통신위성 제조기업 W사의 지분 8.8%를 사들이기도 했습니다.
출처 : 하나은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