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인도계 이민자 딸…차별 딛고 미국 2인자로
장점은 날카로운 언변…단점은 대중적인 인기 부족
현지시각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한 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공개 지지했습니다.
"트럼프를 이기겠다"는 입장을 밝힌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바통을 이어받아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의 최초 흑인·아시아계 부통령이자 여성 부통령 타이틀에 이어,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자 첫 아시아계 대통령이라는 새로운 기록에 도전하게 됩니다.
만약 대권까지 거머쥘 경우, 첫 흑인 여성 대통령이 됩니다. 흑인 대통령으로서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가 됩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아프리카계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 아버지와 인도 이민자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스탠퍼드대학 경제학 교수였고 어머니는 캘리포니아대 버클리(UC버클리)에서 암을 연구한 과학자였습니다.
외할아버지도 인도에서 미국의 국무장관 격인 직책을 맡았던 고위 공직자 출신으로 '엘리트 집안'이었지만, 해리스 부통령은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백인이 대부분인 지역에서 자라면서 상당한 정체성 혼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부모가 이혼한 뒤 해리스 부통령은 12세 때 어머니를 따라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로 이주했습니다.
어머니는 그곳에서 대학 강사이자 병원 연구원으로 취직했는데, 역시 백인이 대부분이고 심지어 프랑스어를 쓰는 지역이어서 소수인종으로서 겪는 소외감이 컸다고 합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혼란을 겪던 해리스 부통령은 워싱턴DC의 흑인 명문대학인 하워드대학에 입학하면서 안정을 찾았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하워드대에서 정치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뒤 캘리포니아대 로스쿨을 거쳐 변호사 자격시험을 통과했습니다.
이후 1990년 캘리포니아주 앨러미다 카운티의 지방 검사로 법조계에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찰청으로 옮겨 담당 사건에서 유죄 선고율을 끌어올리며 검사로서의 역량을 뽐냈고, 2004년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장에 오른 데 이어 2011년에는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으로 선출됐습니다.
재선을 거쳐 6년간 주 법무장관을 역임한 뒤 2017년에는 캘리포니아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해 선출되면서 중앙 정치 무대에 진출했습니다. 흑인 여성이 연방 상원의원이 된 첫 사례였습니다.
이어 2020년에는 55세의 나이에 바이든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 후보에 낙점된 뒤 대선 승리로 백악관에 입성하면서 또 다시 미국의 최초 흑인·아시아계 부통령이자 여성 부통령이라는 기록을 썼습니다.
검사 출신인 해리스의 날카로운 언변은 그의 주요 강점으로 꼽힙니다. 또 소수 인종이자 여성으로서 미국의 비주류 사회에 어필한다는 점도 무기입니다.
다만, 정치인으로서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대중적인 인기를 끌지 못한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힙니다.
실제로 지난 6월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모닝컨설트에 의뢰해 유권자 3,996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승리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4%만이 그럴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타'로 지명된 해리슨 부통령이 이러한 약점을 이겨내고 미국 대선 판을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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