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미국 금리 인하 예상
웹3 발전, 비트코인 점유율도 주목할 포인트
2017년부터 거시 경제 지표와 커플링된 암호화폐
다음 암호화폐 강세장의 시기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거시 경제 투자 환경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다음은 글로벌 암호화폐 펀드인 알파논스의 트위터 게시글을 참고해 매크로 투자 환경, 암호화폐의 연관성, 향후 전망에 대해 정리한 것이다. 불확실성이 많은 업계의 특성상 이것이 반드시 정답이라고 할 수 없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암호화폐에 접근하는 투자자들에게 보조적인 참고 자료로 활용되길 바란다.
2017년 이전 크립토업계는 성숙한 산업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소수의 시장 참여자(암호학자·괴짜·개발자·범죄자·스타트업 등)가 주도하는 상황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비롯한 여타 코인의 가격은 매크로 지표와 무관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자산 시장 주류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암호화폐 시장 참여자가 본격적으로 늘어났다. 특히 2020년부터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이 유의미하게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가상 자산과 나스닥의 동조화 현상이 심화됐다.
실제로 2017년 이후 비트코인과 통화량(M₂), 미국 중앙은행(Fed) 기준 금리 추이를 비교하면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도출된다. 시중에 풀린 돈이 많을수록, Fed의 기준금리가 낮을수록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비트코인과 달러 인덱스의 상관관계는 생각보다 유의미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종합하면 2017년 이후 크립토 시장은 매크로 지표와 유의미하게 커플링 되기 시작했고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2024년부터 금리 인하 전망
Fed가 자이언트 스텝을 강행함에 따라 자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Fed의 기준 금리는 연말이면 4.5%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상은 이미 예견된 악재이고 시장에 충분히 반영되고 있다. 어디가 바닥일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말이다.
중요한 것은 금리 인상 속도가 둔화될 것인지와 금리 인하가 재개되는 시점이다. 이때 Fed 멤버들의 금리 전망을 시각화한 점도표는 유용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2022년 9월 기준, 점도표에 따르면 2024년부터 금리는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2022년, 2023년, 2024년, 2025년의 장기 전망 금리(Fed 멤버들 전망치의 중앙값)는 각각 4.25%, 4.75%, 3.75%, 2.75%, 2.5%다. 다시 말해 2022~2023년 고통스러운 금리 인상 시기를 지나면 2024년부터 조금씩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암호화폐 시장은 2017년부터 매크로 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가격과 금리는 역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Fed의 기준금리는 2024년부터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두 가지 사실에 기반해 우리는 2024년부터 크립토 강세장이 재개될 수 있다는 가설을 도출할 수 있다. 만약 그렇게 되면 2021년 피크를 찍은 이후 약 3년 만에 새로운 사이클이 도래하는 셈인데 이는 크립토 시장의 역사적인 패턴과 일치한다.
만약 2024년 암호화폐 강세장이 정말로 실현된다면 우리는 현시점에서 아직도 2년이나 더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혹자는 2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안심할 수도 있겠다. 필자는 후자의 부류가 이 시장에서 큰돈을 벌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본다. 증권 시장과 마찬가지로 암호화폐 시장 역시 인내심이 적은 사람에게서 인내심이 많은 사람에게로 부가 이전되는 무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음 사이클을 이끌 트리거는 '웹3'
지난 10년간 암호화폐 시장에는 세 번의 사이클이 있었다. 2013~2014년, 2017~2018년, 2020~2021년. 각각의 사이클에 영향을 미친 사건은 실로 다양했다. 비트코인 양성화 규제, 마운트 곡스 사태, 이더리움의 등장과 스마트 콘트랙트 플랫폼 코인의 부상, 암호화폐 공개(ICO), 탈중앙화 금융(디파이),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기관투자가 유입 등등. 다음 사이클을 2024~2025년이라고 가정하면 다음 강세장을 이끌 사건은 무엇이 될까. 현재로서는 웹3가 가장 주목할 만한 테마다.
구글 트렌드에 ‘웹3(web3)’를 검색하면 2021년부터 검색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구글 트래픽 기준 ‘크립토(crypto)’, ‘블록체인(blockchain)’ 대비 상대적으로 우상향하는 키워드다. 유저들이 인터넷을 읽고 쓰는 것뿐만 아니라 소유할 수 있다는, 차세대 인터넷 패러다임으로 주목받는 웹3에 대해서는 이미 무수한 설명 자료가 있으니 이 칼럼에서는 별도로 다루지 않는다.
웹3와 함께 흥미롭게 살펴봐야 하는 지표 중 하나는 ‘비트코인 도미넌스(전체 크립토 시가 총액에서 비트코인 시가 총액이 차지하는 비율)’다.
2017~2018년 사이클의 경우 2018년 1월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35%로 하락했지만(2017년 이전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75% 이상이었음) 하락장이 장기화되고 알트코인의 가격 하락 폭이 심화되면서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60%로 회복된 경험이 있다. 하지만 현재 하락장이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50%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10월 14일 기준 비트코인 도미넌스 39%).
이는 현재 주목받고 있는 웹3 에서 비트코인의 영향력보다 이더리움을 비롯한 스마트 콘트랙트 플랫폼·애플리케이션·인프라 등의 잠재력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다음 사이클에서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2017년 이전처럼 75%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는 비트코인의 부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사이클을 이끌 내러티브가 웹3라는 대전제에 기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중섭 ‘비트코인 제국주의’, ‘넥스트 파이낸스’, ‘친절한 독재자, 디지털 빅브라더가 온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