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패닉셀 2400 붕괴
삼성전자 장중 한때 4% 급락
외국인·기관 오전 1.2조원 매도
“경기침체 우려 등 영향”
금융위, 시중은행과 긴급회의


글로벌 관세 전쟁 격화로 ‘경기침체(R) 공포’가 현실화하자 국내 증시가 올 들어 최악의 하루를 보내고 있다. 코스피 전 종목 가운데 90%가량이 증시 하락을 나타내는 파란불이다. 원·달러 환율 역시 개장과 함께 30원 가까이 치솟는 등 금융당국은 위기상황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하는 한편 은행 등 금융회사를 불러 수출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독려하고 나섰다.
7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전체 963종목 중 852종목이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4.09% 하락한 5만3800원을 기록 중인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SK하이닉스가 각각 7~8% 넘게 하락하는 등 낙폭이 두드러졌다. 투자자 매매 추이를 살펴보면 외국인은 같은 시간 1조319억 원을, 기관 투자자는 2357억 원 순매도 중인 것으로 집계돼 두 집단에서만 개장 1시간 만에 1조2676억 원이 넘는 ‘팔자’ 움직임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개인들은 1조1986억 원 순매수 중이다. 이날 코스피200선물 지수에는 역대 8번째로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하는 등 대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강한 도널드 트럼프의 보편관세와 상호관세 충격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패닉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관세 우려는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고 봤지만 현재 상황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인상) 우려와 맞물려 공포 심리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도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장 대비 27.9원 급등한 1462.0원에 개장해 한때 1470원을 웃돌았다. 지난 4일 탄핵 선고 이후 1430원대까지 급락했으나 모두 되돌렸다. 원·엔 환율도 장중 100엔당 1008.5원까지 뛰며 약 2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중국이 보복 관세로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수입품에 34%의 세율을 매기겠다고 밝히는 등 금융시장 불안심리가 커진 탓이다. 유럽연합(EU), 캐나다 등도 보복관세를 예고한 상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맞대응 수위에 따라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1420~149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대외관계장관간담회에서 “거시경제 전반에 대한 영향을 분석하고 시급한 부문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첨단전략산업기금 신설을 위한 산업은행법 개정과 통상리스크 대응,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 소상공인 등 민생 지원 관련 긴급현안 대응을 위한 필수 추경을 위해 국회와 긴밀히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역시 이날 5대 금융지주 회장 및 산업·기업은행장 등과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로 경영 애로가 있는 수출업체와 협력업체에 필요한 자금공급이 적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 용어설명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란=사이드카는 선물 가격이 전거래일 종가보다 5% 이상(코스닥 6% 이상) 상승하거나 하락한 상황이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된다. 사이드카가 발동되면 곧바로 주식시장 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이 5분간 중단된다. 서킷브레이커는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급락하거나 급등했을 때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다. 1단계는 코스피지수가 전거래일 종가보다 8% 이상 하락할 경우 발동된다. 이후 모든 주식거래는 20분간 중단되며 이후 10분간 단일가 매매로 진행되면서 거래가 재개된다. 2단계는 15% 이상 하락하고 1단계 발동 대비 1% 이상 추가 하락했을 때 발동된다. 3단계는 전일 종가대비 20% 이상 하락, 2단계 발동지수 대비 1% 추가 하락 시 발동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