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산업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으로 보다 빠르게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플라스틱 OLED로 구현할 수 있는 폴더블폰 수요가 늘어나는 등 전자제품 소비행태 변화와 롤러블 TV 출시 등 기술 발전을 고려한 관측이다.
곽태형 LG디스플레이 재료연구 담당은 21일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전기전자재료학회 하계 학술대회 특별강연에서 “2007년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OLED가 처음 적용됐고 2021년에는 세계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OLED 매출액이 LCD를 넘어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세계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OLED 매출 점유율이 70%를 돌파(시장조사업체 옴디아 통계)하는 등 수요가 지속 증가하는 데다 애플·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화웨이·비보·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 역시 OLED 경쟁력에 주목하고 있다.
TV 시장에서도 2021년 세계 TV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OLED 매출 비중 10%를 돌파하는 등 OLED 수요는 전자제품 시장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삼성·LG 등 국내 주요 디스플레이 기업 역시 이같은 수요를 고려해 OLED 기술 고도화는 물론,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등으로 디지털화가 가속화된 시대에 최적화된 디스플레이는 OLED가 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기술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곽 담당은 “OLED는 LCD 대비 간단한 구조로 유연한(flexible) 디스플레이로 실제 색상(natural color)에 가까운 색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게 최대 강점”이라며 “유통산업에서 수요가 있는 투명 디스플레이 구현이 가능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점에도 부합하는 디스플레이”라고 강조했다.
유해물질 활용이 적고 간단한 구조로 탄소 배출도 적어 친환경 디스플레이로서 강점이 있다는 의미다. 또 LCD 대비 블루라이트가 적어 눈 건강에 적합하며 플라스틱 OLED 적용으로 폴더블뿐만 아니라 롤러블, 슬라이더블 등 다양한 형태의 디스플레이 개발에도 강점이 있다.
다만 OLED 광원인 발광소자의 재료 기술 한계 극복을 과제로 제시했다. 발광하는 빛이 100% 구현돼야 하는데 미소 공진(micro cavity) 등으로 일부 광원의 손실이 있다.
곽 담당은 “디스플레이 재료의 개발과 발전 없이는 기술과 산업 발전에도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디스플레이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재료의 발전 속도가 가속화돼야 하고 산·학·연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LG디스플레이는 발광소자 재료 한계 극복을 위해 고굴절·저굴절 기술을 믹싱하거나 렌즈 같은 레이어를 하나 더해서 발광소재에서 나오는 빛을 밖으로 끌어내는 효과를 확대하는 두 가지 방법을 모두 추진하고 있다”며 “광 효율 향상 차원”이라고 말했다.
또 유연한 플라스틱 OLED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인캡 기술은 현재 접었다 폈다를 반복하는 다이나믹한 스트레스에도 100만번 견딜 수 있는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전기전자재료학회 하계 학술대회는 21~23일 사흘간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다. 46개 기업이 부스를 열고 자사 사업과 제품을 소개했으며 전기·전자 재료분야 논문 699개가 등록됐다. 사전 등록 인원은 900여명이었으며 21~23일 사흘 동안 1300명 이상이 행사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 특별강연자 박대희 원광대 명예교수(20대 전기전자재료학회장)는 “전기전자재료산업 발전을 위해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며 “원자·분자 구조를 상세하게 분석할 수 있는 장비 등 기술이 확보된 만큼 학계와 연구기관에서 기업 등 수요 맞춤형 재료를 설계하고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