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부터 부채비율 오름세
리스부채 발목…602억 순손실
합병승인 연기로 재무 정상화 고비
7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건전성은 취약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회사의 부채비율은 1741%에 이른다. 차입금의존도도 56%에 달해 인수사인 대한항공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781.4%까지 치솟았다가 4분기 환율 효과 등으로 순이익을 내며 1482%까지 대폭 낮아졌다. 낮아진 부채비율이 다시 오름세를 보인 건 올해 1분기부터다. 1분기부터는 부채비율이 1500%를 상회하다가 올 반기 1700%를 넘어섰다.
부채비율은 기업이 갖고 있는 자산 중 부채가 얼마를 차지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비율로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 100% 이하를 표준이라고 보며 단기채무 비중에 따라 200% 이하를 적정 부채비율로 보기도 한다. 항공산업의 경우 항공기를 리스하는 산업 구조의 특성 상 일반 기업보다 부채비율이 높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리스부채 역시 재무 지표의 발목을 잡는 부분이다. 올 반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리스부채는 총 4조3379억원으로 나타났다. 리스부채에 대한 이자비용으로 올 상반기에 지출한 금액도 1115억원에 달한다. 이는 상반기 영업이익 2014억원의 절반에 이르는 금액으로 아시아나항공이 순손익 적자를 내게 한 원인이기도 하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 3조254억원과 영업이익 2014억원을 거두며 선방했지만 60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뚜렷한 수익개선 방안이 부재한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증가를 막으려면 대한항공과의 합병이 빠른 시일 내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부담이 합병 과정에서 대한항공과의 합병 당위성을 증명하는 카드로 작용할 지 대한항공의 합병 부담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지는 미지수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위한 재무 개선에 대비하며 지표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 현금성자산 5조9651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한때 800%에 달하던 부채비율을 100%대로 낮췄다. 현금성자산이 늘어나면 아시아나항공 경영개선을 위한 조달 가능 자금도 많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당초 합병 승인 이후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에 8000억원의 자금 지원 계획을 갖고 있었다. 기업결합만 승인되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을 낮추는 심폐소생술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경쟁당국의 합병 승인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자금기원 길이 막힌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적 체력이 바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