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LCC 4사 상반기 흑자전환 성공
부채비율·결손금 높아 재무건전성 우려
하반기 호실적 예측…결손금 해소 과제 잔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4사가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엔데믹을 맞아 여객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각 사들은 수익성이 크게 올랐다. 다만 지난 3년간 쌓인 부채로 인한 재무적 부담은 여전한 상태다.
8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제주항공(089590)·티웨이항공(091810)·진에어(272450)·에어부산(298690) 등 국내 LCC들은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호실적을 거뒀다. 매출액이 지난해 동기와 대비해 세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면서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올 상반기 제주항공(089590)의 매출액은 7921억원, 영업이익은 939억원이며 티웨이항공(091810)은 매출액 6449억원, 영업이익 1023억원을 기록했다. 진에어(272450)와 에어부산(298690)도 매출액 각 6116억원과 4114억원, 영업이익은 각 1027억원, 817억원을 나타내며 실적개선을 이뤄냈다. 진에어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보였고 LCC 기업들이 역대급 성적표를 받은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으로 인한 여행수요 증폭과 일본·동남아 등 근거리 항공 노선의 수요 회복세 덕분이다. 그간 근거리 노선에 집중해온 LCC들이 여행 수요 확대의 수혜를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올해 상반기 발표한 국제선 여객실적도 코로나19 이전 대비 70%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내 LCC들의 재무건전성을 우려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올 상반기 기준 4사의 부채비율은 모두 300%대를 훌쩍 뛰어넘은 상태다. 4사 중 부채비율이 가장 심각한 건 티웨이항공으로 무려 860.67%를 나타냈다. 티웨이항공을 제외한 나머지 항공사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부채비율도 ▲에어부산 706.34% ▲제주항공 415.02% ▲진에어 390.03%로 심각한 상황이다.
부채비율은 기업이 갖고 있는 자산 중 부채가 얼마를 차지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비율로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 100~200%를 표준이라고 보지만 항공산업은 산업 구조 특성상 일반 기업보다는 부채비율이 높은 편이다. 다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국내 LCC들의 재무적 부담은 큰 상태다.
LCC 기업들의 깜짝 호실적 행진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쌓아온 결손금을 상쇄하기에도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기준 ▲제주항공의 결손금은 4180억원 ▲진에어 2285억원 ▲티웨이항공 3348억원 ▲에어부산 3362억원이다. 결손금은 기업의 경영활동결과 순자산이 오히려 감소하는 경우 그 감소분을 누적해 기록하는 금액을 말한다. 결손금이 누적되면 자본총계가 줄어들기 때문에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해석된다.
그간 누적된 결손금 해소는 추후 국내 LCC들의 최대 과제로 꼽힌다. 실제 올 상반기 LCC 4사는 전년 동기보다 결손금을 줄여가고 있지만 순이익으로 결손금을 해소하기 위해선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높은 부채비율과 더불어 금리 인상 변수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LCC들이 리오프닝과 중국 노선 재운항 등으로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로 인해 이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에 당분간은 차입금을 상환하는 등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