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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프로세서 시대 오나...'옥석 가리기' 시작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들은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아 왔다. 그간 이 관심에는 기대감과 희망이 많이 서려 있었지만, 새해부터는 옥석을 가리는 시장의 엄정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한 AI 반도체 스타트업 대표가 기자와 만나며 강조한 말이다. 그간 국내 AI 반도체 기업들은 벤치마크 테스트 등을 통해 뛰어난 성능을 입증해 왔다면, 앞으로는 각 제품이 고객사에 채택돼 실제 매출로 연결돼야 한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

엔비디아의 AI용 반도체 '그레이스 호퍼 슈퍼칩'
엔비디아의 AI용 반도체 '그레이스 호퍼 슈퍼칩'

현재 AI 반도체 시장은 GPU(그래픽처리장치)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통상 AI 처리는 거대한 양의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연산하는 과정을 거친다. 때문에 많은 작업을 동시에 처리하는 병렬 형식의 GPU가 용이하게 쓰이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엔비디아, AMD 등이 있다.

 

다만 GPU가 차지하고 있는 시장 지위도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폴 그레이(Paul Gray) 총괄연구원은 최근 국내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칩에 요구되는 성능도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며 "향후에는 AI 전용 프로세서가 GPU를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팹리스 스타트업들은 GPU에 대항할 수단으로 NPU(신경망처리장치)를 주목한다. NPU는 컴퓨터가 데이터를 학습하고 자동으로 결과를 개선하는 머신러닝(ML)에 특화된 칩이다. GPU와 같은 범용성은 갖추지 못했지만, 데이터 연산 효율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AI 반도체 시장은 산업에 따라 데이터 처리량이 매우 큰 데이터센터와 비교적 적은 양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엣지로 나뉜다. 국내 기업들은 두 시장을 모두 공략하고 있다. 리벨리온·사피온·퓨리오사AI가 데이터센터를, 딥엑스·모빌린트 등이 엣지 시장을 타겟으로 삼고 있다.

 

상용화에 대한 성과도 조금씩 나타나는 분위기다. 리벨리온은 1세대 칩인 '아톰'의 양산을 새해 2024년부터 시작한다. 사피온 역시 'X330' 칩에 대한 고객사 검증을 진행 중으로, 내년 상반기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퓨리오사AI는 지난해 1세대 칩 '워보이'에 대한 초도 물량을 양산한 바 있다.

 

다만 이들 스타트업은 AI칩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 등 거대 기업과 경쟁하기에 아직은 역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때문에 보다 넓은 관점에서, 국내 AI 반도체와 관련한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이서규 한국팹리스산업협회 회장은 "국산 NPU 아무리 뛰어나도 컴파일러, IP(설계자산) 제반 사항이 갖춰지지 않으면 고객사가 사용하기 쉽지 않다" "정부가 관련 연구개발을 과제로 제시하고, 국내 여러 기업들이 협력하는 구조가 갖춰져야 산업이 단계 고도화되는 형태로 발전할 있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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