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세계 최초로 웹 플랫폼 기반의 로봇 전용 운영체제(OS)를 공개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나 애플의 iOS가 스마트폰에 명령을 내리는 두뇌 역할을 하듯, 네이버의 로봇 전용 OS는 로봇을 제어하고 서비스를 구동한다. 이를 통해 웹에 있는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앱)을 로봇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스마트폰 앱스토어에서 페이, 엔터테인먼트, 메시지 등 다양한 서비스를 다운받아 사용하는 것처럼 웹 플랫폼에 존재하는 수많은 앱을 로봇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네이버는 5일 세계 최초의 웹 플랫폼 기반 로봇 전용 OS ‘아크마인드(ARC)’를 공개했다. 아크마인드는 네이버클라우드 웨일의 웹 플랫폼 기술, 네이버랩스의 로봇 소프트웨어 기술을 결합해 만든 OS다.
로봇의 제어·인지·이동을 위한 전용 웹 API도 포함돼있다. 전 세계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다양한 로봇을 위한 서비스를 쉽게 개발할 수 있을 전망이다.
네이버의 아크마인드는 2008년 출시된 애플의 앱스토어를 연상시킨다. 앱스토어 출시 이후 개발회사와 사용자들은 다양한 서비스를 판매하고 수익을 창출 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IT 기업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스마트폰 생태계는 본격적인 개화를 시작했다.
네이버 역시 아크마인드를 통해 로봇 서비스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로봇마다 수행할 수 있는 역할과 서비스가 제한됐다면, 아크마인드는 하나의 로봇에 다양한 앱이 적용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제조사가 다른 로봇이어도 웹API로 이를 제어할 수 있다. 네이버는 우선 자체 제작한 로봇에 아크마인드를 먼저 적용, 궁극적으로 완전한 오픈 생태계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도 손잡았다. 삼성전자가 시스템 온 칩(SoC), 이미지 센서 등의 반도체 솔루션을, 네이버는 OS와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해 하나의 로봇엣지컴퓨팅 플랫폼에 통합 구현했다. 양사는 동맹을 통해 로봇 대중화를 빠르게 앞당기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단위의 협력도 모색한다. 네이버는 4~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글로벌 IT전시회 ‘LEAP 2024’에서 이 기술을 전시한다. LEAP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보통신기술부(MCIT)가 주관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기술 전시회다. 지난해에만 전 세계 183개국에서 17만명 이상이 방문한 대규모 행사다. 매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보다 규모가 크다.
백종윤 네이버랩스 책임리더는 “웹 플랫폼 생태계는 특정 회사나 진영에 속하지 않아 호환성이나 생산성이 굉장히 뛰어나다”며 “이미 다양한 형태의 앱이 개발돼있고 서비스 개발자 자원도 넓기 때문에 기존 생태계와 로봇 생태계를 잘 연결해서 서비스 생태계를 확장 시키겠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