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10~12월)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매출이 소폭 감소하며, 업계 1위 대만 TSMC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1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6억2000만달러로, 전 분기 대비 1.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은 12.4%에서 11.3%로 1.1%포인트 줄었다.
그 결과 업계 1위 TSMC와의 격차는 45.5%p에서 49.9%p로 더 확대됐다.
TSMC는 지난해 4분기 196억6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전 분기보다 14.0% 성장했다. 점유율은 57.9%에서 61.2%로 3.3%p 증가했다. TSMC는 삼성을 비롯한 대부분의 파운드리 업체들이 고전하는 상황에서도 나 홀로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트렌드포스는 이에 대해 "스마트폰 부품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에 힘입은 것"이며 "애플의 최신 기기 출시 시즌인 점도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세계 최초로 TSMC의 3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을 채택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A17' 칩셋의 양산이 매출 신장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에 대해 "지난해 공급망 전반의 높은 재고 수준, 세계 경제의 약세, 중국 시장의 더딘 회복으로 인해 파운드리 업계가 침체기를 겪었다"며 "삼성전자는 28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상의 성숙 공정에서 다양한 새 스마트폰 부품 주문을 받았고, 첨단 공정 메인 칩과 모뎀도 고객들의 조기 조달로 인해 꾸준한 수요를 보였다"고 평가했다.이어 ▲글로벌파운드리스(5.8%) ▲UMC(5.4%) ▲SMIC(5.2%) 등이 상위 5개 업체에 들었다. 트렌드포스는 이들 상위 5개 업체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88.8%라고 밝혔다.
한편 트렌드포스는 올해 파운드리 시장 매출이 AI(인공지능) 개발 열풍에 힘 입어 전년 대비 12% 증가한 1524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7나노 이하 첨단 공정의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포스는 TSMC가 꾸준한 첨단 공정 주문에 힘입어 업계 평균을 훨씬 뛰어넘는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TSMC의 첨단 공정의 매출 비중도 지난해 4분기 67%에서 점진적으로 70%를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