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호 의장, 사퇴 3년 만에 총괄 대표로 복귀
2021년 초 여성 고객에만 할인쿠폰 제공하는 등 논란 발생
2021년 6월 3일 대표이사직서 물러나 의장 역할만 수행
'남혐(남성 혐오) 논란'으로 사퇴한 조만호 무신사 의장이 약 3년 만에 대표 자리에 복귀했다.
29일 무신사는 조만호 이사회 의장이 총괄 대표로 복귀한다고 밝혔다. 글로벌·브랜드 사업과 플랫폼 사업의 유기적 성장을 이끌기 위한 결정이다.
앞서 조 의장은 2021년 초 여성 고객에게만 20% 할인쿠폰을 지급하고, 이벤트 이미지에 집게손가락 모양을 사용해 '남혐 논란'을 빚었다. 남성 회원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조 의장 명의의 사과문을 내고 "미숙했던 부분은 더욱 보완해 무신사를 아껴주는 고객들에 더 큰 만족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연이어 비슷한 논란이 발생하자 2021년 6월 3일 조 의장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당시 그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통감하며 20년 전 처음 무신사를 만든 후 지금까지 유지한 운영자와 대표의 자리를 내려놓는다"고 설명했다 .
당시 임직원들에게는 이메일을 통해 "이제는 무신사에 전체 조직 관리와 사업 전반 관장까지 더 뛰어난 역량을 가진 새로운 리더가 필요한 시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조 의장은 최근까지 중장기 전략 수립 등에만 관여해왔다.
조 의장은 논란이 발생한 지 3년 만에 다시 대표로 복귀해 사업을 총괄하게 됐다. 무신사 관계자는 "2021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신진 브랜드 육성과 컨설팅에 집중해온 조만호 의장은 회사의 지속 성장을 위한 책임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총괄 대표로 나선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무신사가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전문화된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이번 경영진 개편을 통해 사업 분야별 전문성을 강화하고, 빠른 의사 결정과 실행력을 기반으로 성장 속도를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조만호 총괄대표는 무신사의 핵심 사업 분야가 통합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지난 3년간 무신사의 성장을 이끌어온 한문일 대표는 무신사의 미래를 만들 글로벌 & 브랜드 사업 대표로서 새로운 이익 창출에 나선다. 국내외 대규모 투자 유치와 신사업 발굴을 통해 무신사의 고도 성장을 주도해온 성과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 개척 및 브랜드 진출 지원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무신사 스탠다드를 비롯해 신진 브랜드 발굴 및 IP 브랜드 사업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해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도 나선다.
무신사와 29CM를 관장하는 플랫폼 사업 대표로는 박준모 29CM 사업 대표가 선임됐다. 박 대표는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를 거쳐 29CM에 합류한 이후 괄목할만한 성장을 만들어 왔다. 무신사 관계자는 “회사의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전문성과 실행 속도를 강화하기 위해 사업 영역을 구분해 운영하는 과감한 구조 변화를 시도한 것”이라며,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동력을 마련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