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소니그룹이 미국 미디어 기업 파라마운트 글로벌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전자제품 중심에서 음악·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수익모델을 확장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소니와 미국 대형사모펀드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손잡고 260억 달러(35조6000억원)의 인수 금액을 전액 현금으로 제시하며 파라마운트에 인수의향서를 전달했다. 영화 '탑건: 매버릭' 제작사로 유명한 스카이댄스 미디어와 파라마운트의 독점 협상 기간 종료일인 3일이 다가오자 관심을 표한 것으로 보인다.
파라마운트는 미국 CBS 방송과 케이블 채널 MTV, 영화제작사 파라마운트 픽쳐스 등을 보유한 대형 미디어 그룹이다. 그러나 비싼 인터넷 및 TV 시청료로 인해 미국 내에서 이를 해지하고 넷플릭스 등 OTT로 갈아타는 ‘코드커팅’ 현상이 두드러지자 최근 합병설이 끊이지 않았다.
한편 이번 인수전에 참가한 소니는 일본 전자제품을 대표하는 회사로 2000년대 들어 한국·중국 업체에 밀려나는 위기에 발 빠르게 대처해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임부터 애니메이션, 영화까지 콘텐츠 산업 전반에 손을 뻗으며 기존의 기술력을 백방으로 활용해 꾸준한 이익을 내고 있다.
올해 초 소니그룹이 발표한 작년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영업이익 1조1700억엔(약10조5639억원)을 기록하며 1999년 이후 24년만에 삼성전자를 앞섰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7조4886억원의 이익을 냈다.
2012년 히라이 가즈오 전 회장 취임 이후 기존의 기술력과 콘텐츠를 융합하는 전략을 이어온 결과라는 평가다. 예를 들어 자사가 판권을 가진 만화 스파이더맨을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소재로 활용해 가전·스마트폰·게임기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