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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금융위 정례회의서 '시중은행 전환' 심의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첫 지방은행에 촉각

대구 수성구 대구은행 본점

 

금융당국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여부를 이번주 결정지어 은행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구은행이 이번에 금융당국의 심사를 통과하면 지방은행의 첫 시중은행 전환인 동시에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2년 만에 시중은행이 탄생하는 셈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16일 정례회의를 열고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 안건을 상정해 심의할 예정이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인가 신청서를 지난 2월 제출한 점을 감안하면 3개월 만에 결론 나는 것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5대 시중은행 중심으로 굳어진 은행권 과점 체제를 깨기 위해 신규 플레이어 진입을 적극 유도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을 지난해 7월5일 발표한 바 있다.

 

단시일 내 안정적·실효적 경쟁 촉진을 위해 기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적극 허용키로 한 것이다.

 

지난해 초부터 윤석열 대통령은 은행들의 돈잔치를 지적한 이후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은행권의 경쟁을 촉진하기위한 방안을 모색해왔다.

 

국내 은행산업은 5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형성된 과점체제다 보니 금리 인하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쟁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어서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법적요건을 이미 충족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인가에 필요한 최소자본금 요건(1000억원)과 지배구조 요건(산업자본 보유 한도 4%·동일인 은행 보유 한도 10%)을 모두 충족한다.

 

대구은행의 자본금은 올 3월 말 기준 7006억원으로 은행법 8조에서 규정하는 시중은행의 최저 자본금 기준 1000억원 이상을 이미 넘어섰다.

 

대구은행의 지분은 DGB금융지주가 100%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DGB금융 주주 지분율은 OK저축은행 9.55%, 국민연금공단 7.78%, 우리사주 3.92%, 삼성생명 3.35% 등이다. 삼성생명 등 '비금융주력자 지분율 4% 이하'라는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당초 금융권에선 금융당국이 올 3월 안에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심사를 완료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대구은행의 증권계좌 불법개설 금융사고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안이 심사 일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대구은행에 대한 수시검사를 실시한 결과 대구은행의 56개 영업점 직원 111명이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고객의 정당한 실지명의 확인 등을 거치지 않고 고객 1547명 명의의 은행예금 연계 증권계좌 1657건을 임의로 개설한 사실을 확인했다.

 

은행예금 연계 증권계좌는 고객이 증권사 지점 대신 증권사와 제휴를 맺은 은행 창구에서 개설할 수 있는 증권사 계좌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대구은행에 일부 업무정지 3개월과 과태료 20억원 부과 등 처분을 내렸다.

 

시중은행 전환 걸림돌로 예상됐던 대구은행의 증권계좌 불법개설 문제는 제재로 마무리되면서 금융사고가 시중은행 전환 심사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새 시중은행이 출범하면 은행권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받으면 대대적인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과 지방은행이 없는 충청도, 강원도 등에도 영업점을 확대할 수 있는 등 지역적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만 대구은행의 신용도는 이미 시중은행과 동일한 AAA 여서 시중은행 전환 시에도 은행채 등 조달 비용의 급격한 감소를 기대하긴 어렵다.

 

대구은행을 이끌 새 행장 자리에도 누가 앉을지 관심이다. 현재 대구은행장은 DGB금융그룹 수장인 황병우 회장이 겸직하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선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후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기 위해선 새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구은행의 올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5% 줄어든 1195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시중은행 전환에 맞춰 대출 자산을 크게 늘리고 있다.

 

대구은행 원화대출금은 555744원으로 전년 동기(505244억원) 비해 1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신 잔액은 지난해 1분기 591112억원에서 1분기 644808억원으로 9.1% 늘었다. 이같은 여수신 증가율은 국내 은행 가장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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