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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그룹 회장(왼쪽)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TSMC의 웨이저자 회장과 6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TSMC 본사에서 면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최태원 SK 그룹 회장(왼쪽)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TSMC의 웨이저자 회장과 6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TSMC 본사에서 면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AI(인공지능) 반도체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4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를 만난데 이어 이달 웨이저자 TSMC 회장과 만나 HBM(고대역폭메모리)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SK하이닉스-TSMC-엔비디아로 이어지는 '3자 협력'을 한층 강화해 차세대 HBM 시장에서도 1위 자리를 지키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6일(현지시간)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과 함께 대만 타이베이 소재 TSMC 본사를 방문해 웨이저자 회장과 TSMC 임원들을 만났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인류에 도움되는 AI 시대 초석을 함께 열어가자"며 양사 HBM 분야 협력 강화를 당부했다.

 

SK하이닉스와 TSMC는 지난 4월 협약을 맺고 내년 완료를 목표로 6세대 HBM인 HBM4를 개발하고 있다. 협약 후 두 달도 되지 않아 현지 방문이 이뤄진 점에 비춰볼 때 최 회장이 얼마나 이번 협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종전에도 TSMC와 긴밀한 협력을 이어왔지만 HBM 세대가 넘어가면서 파트너십이 한층 중요해졌다.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한계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5세대인 HBM3E까지는 자체 공정으로 베이스 다이(Base Die, HBM 패키지 내 최하단에 위치하는 기판)를 만들었다. 그러나 HBM4 개발을 위해선 베이스 다이 성능 개선이 필요했고 이는 SK하이닉스 기술로 한계가 있었다. 베이스 다이 성능 개선을 위한 초미세 공정 기술을 가진 기업은 파운드리가 있는 삼성전자와 TSMC뿐이다. HBM 사업에서 삼성전자와 경쟁하고 있는 SK하이닉스 입장에선 사실상 TSMC 외엔 선택지가 없다.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 담당 사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HBM4부터는 성능과 효율을 최대치로 끌어내야 하는 난제가 있다"며 "이를 위해 로직(Logic) 공정을 활용해 TSMC와 협업해 베이스 다이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6세대 이후 HBM 개발에서 베이스 다이 성능 고도화, 고도의 패키징 기술이 필요하다는 점에 비춰볼 때 SK하이닉스로선 TSMC와 협력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만났다.
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만났다.

SK하이닉스가 HBM 판매에 있어 가장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기업은 엔비디아다. 이 회사는 세계 GPU(그래픽처리장치) 시장 80~90%를 점유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미국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만나 파트너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황 CEO는 최 회장의 영어 이름인 토니(Tony)를 언급하며 "AI와 인류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는 파트너십을 위해"라고 메시지를 적었다.

 

내년 SK하이닉스의 HBM4 개발 완료를 앞두고 회장과 CEO 만남이 재차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CEO 삼성전자, 마이크론으로부터도 HBM 공급받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모두 내년 HBM4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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