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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며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정부가 대출규제 강화 시점을 돌연 연기하면서 5대 은행에서 이달 가계대출이 3조6000억원 불어나는 등 가계대출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부동산 거래가 늘어나는 가운데 실효성 있는 정부의 가계대출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이 오는 24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주기형·혼합형 금리를 각 0.2%포인트 올린다. 코픽스(COFIX) 기반 6개월마다 금리가 변동되는 주담대 금리는 4.52~6.72%로, MOR 기반으로 6개월마다 금리가 바뀌는 주담대는 금리가 4.43~6.63%로 각각 오른다.

 

5년마다 금리가 변동되는 5년 주기형 주담대는 현행 3.17~5.57%에서 3.37~5.77%로 금리가 인상된다. 농협은행이 주담대 금리를 인상한 건 지난 5월23일(0.5%포인트) 후 약 두 달 만에 처음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2일 금융채 5년물에 연계되는 주담대 금리를 0.05% 올렸고 주담대 금리는 금리가 2.90~4.91% 수준에 형성됐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18일 주담대, 전세대출 금리를 0.2%포인트 올렸다. 현재 국민은행 주담대 혼합금리는 3.17~4.57% 수준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1일 주담대 5년 고정형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했다. 우리은행은 오는 24일부터 아파트담보대출 중 기준금리 5년 변동 상품의 대출금리를 0.20%포인트 상향 조정한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이달에만 3.6조원 불어… 은행채는 하락

 

은행권이 대출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올 하반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 3조6000억원 넘게 늘었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8일 기준 712조1841억원으로 6월 말(708조5723억원)보다 3조6118억원 늘었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6월 한 달 새 5조3415억원 급증하면서 2021년 7월(6조2000억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은행권의 대출금리 상승에도 고정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지속 하락하며 효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16일 기준 3.310%로 연저점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4월7일 3.269% 이후 최저치다. 지난 19일 기준으로는 3.345%로 소폭 올랐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압박에 은행들이 줄줄이 가산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지만 하반기 미국·한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한 시장금리 하락세를 거스르기에는 역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한도가 축소되기 전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리고 있어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가계대출은 부동산 매수세가 늘면서 수요가 몰렸으나 오락가락한 정부 정책이 영끌족에게 대출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전세대출을 DSR 포함시키는 방안 근본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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