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7 실적 첫주자 알파벳·테슬라에 실망감
AI투자 늘어나는데…실적 가시화는 '글쎄'
기술주 실적 약하면…순환매 현상 더 가속화
도장기물 중심으로 금리 상승…2년·10년물 금리차 '14bp'
美원유재고 줄었다…국제유가 5거래일 만에 반등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가운데구글의 모회사 알파벳과 테슬라 등 메카캡의 실망스러운 실적이 올해 증시 랠리를 이끌었던 기술주에 대한 기대감을 악화시키면서 투매 현상이 나타났다. 인공지능(AI) 열풍이 과열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다시 커지는 분위기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25% 빠진 3만9853.87를 기록했다. 지난 11일 이후 9거래일 만에 다시 4만선 아래로 내려갔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2.31% 떨어진 5427.13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3.64% 내린 1만7342.41에 거래를 마쳤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도 1.89% 빠진 2200.31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는 지난 2022년 10월 15일(-2.49%) 이후, 나스닥 지수는 지난 2022년 10월 7일(-3.80%) 이후 각각 2년 9개월 만에 낙폭이 가장 컸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23.10% 급등하며 18.12까지 치솟았다.
매그니피센트7 첫주자 실적 실망감…‘AI투자 효과있나?’
전날 장 마감 이후 발표된 테슬라와 알파벳의 실망스러운 실적이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 테슬라가 2분기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는 실적을 내면서 주가가 12.33% 넘게 하락했다. 테슬라의 2분기 순이익은 14억78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45%나 급감했다. 이에 따라 주당 순이익(EPS)은 52센트로 43% 줄면서 월가의 예상치(62센트)를 크게 밑돌았다. 4분기 연속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전기차 판매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과 미국시장에서 할인카드를 꺼내 들었고, 이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로보택시 출시 일정도 미뤄진 게 투자자들을 실망 시켰다. 당초 머스크는 로보택시를 8월8일 공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날 10월10일로 두달 이상 미뤄졌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차량을 개선할 수 있는 몇가지 중요한 변화를 통해 로보택시를 만들고 싶었다”며 “몇가지 다른 것들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을 뿐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알파벳은 검색 및 클라우드 부문 성장에 힘입어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이 시장 예상치를 소폭 웃돌았다. 다만 핵심 사업 부문인 유튜브 광고 수익은 기대에 못 미쳤다. 특히 2분기 자본 지출은 132억 달러로 증가했는데, 이는 월가 예상치 122억 달러를 8% 초과했다. 인공지능(AI)에 대한 투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생각만큼 실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실망감이 작용했고, 알파벳 주가는 이날 5.02% 떨어졌다. 더 부크 리포트의 피터 부크바는 “투자자들이 이제 AI투자가 수익 창출보다는 비용에 가깝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고 평가했다.
나머지 기업도 동조…엔비디아 6.8% 급락
매그니피센트 7 중 첫번재 기업의 성적표가 나쁘게 나오자 나머지 기업도 동조해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6.8% 급락했고, 메타는 5.61%, 마이크로소프트는 3.59% 애플 2.88%, 아마존 2.99% 등 모두 내림세를 보였다. 그간 투자자들은 기술주가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지만,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는데,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투자전략 리서치 기업인 아스피리언트의 데이브 그렉섹은 “오늘 시장에서 약간의 차익 실현이 있었고, 투자자들은 다가오는 실적 발표에 대해 약간 불안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매그니피센트7 주식의 실적이 탄탄하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나타나고 있는 순환매 현상이 가속화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9월 금리 인하가 가시화되면서 그간 급등했던 기술주에서 그간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중·소형주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데, 이같은 현상이 강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바이탈 놀리지의 아담 크리사풀리 설립자는 “기술주 문제는 실적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 외에 6월 물가 둔화로 시작된 격렬한 순환매 거래에 여전히 휘말려 있다는 점”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일시적 현상이라고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면서 불안감에 기술주에 대한 추가적인 매도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물 중심으로 금리 상승…2년·10년물 스프레드 14bp로 뚝
국채금리는 장기물 중심으로 상승했다.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4.7bp(1bp=0.01%포인트) 오른 4.285%를, 30년물 국채금리도 7.2bp 튄 4.541%까지 올라섰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보합으로, 4.429%를 유지했다. 10년물과 2년물 역전폭은 14bp수준으로 뚝 좁혀졌다. 단기적으로는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동시에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 시 인플레이션이 재발할 것이라는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분위기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마킷) 글로벌이 발표한 7월 제조업 PMI예비치가 49.5를 기록해 위축세로 전환했다는 소식도 영향을 미쳤다. 2023년 12월 이후 첫 위축 세 전환으로, 시장 예상치 51.7도 크게 밑돌았다.
DWS 아메리카의 채권 책임자인 조지 캐트램본은 가파른 국채수익률 곡선은 “9월 금리 인하, 주식 매도, 선거 뉴스의 재조정이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는 엔화 강세 등으로 소폭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08% 내린 104.37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153.89엔을 기록 중이다. 지난 5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153엔대로 하락했다. 일본은행(BOJ)의 정례 통화정책회의가 오는 30~31일 열리는 가운데 금리 인상 전망이 거론된 게 영향을 미쳤다.
美원유재고 줄었다…국제유가 5거래일 만에 반등
국제유가는 5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63달러(0.82%) 오른 배럴당 77.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9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70달러(0.86%) 상승한 배럴당 81.71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19일로 끝난 일주일간 미국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374만배럴 감소했다고 밝혔고, 원유 수요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담이 반영됐다.
유럽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0.17%, 독일 DAX지수는 0.92%, 프랑스 CAC40지수도 1.12% 하락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