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의 기대 속에 시장은 이제 인하 속도에 관심을 갖고 있다. 예상을 밑돈 8월 고용지표 기조가 하반기에 이어질 경우 올해 세 차례 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의 금리인하 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9월 빅컷(0.5%p인하)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빅컷 가능성 낮아
7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17∼18일 열리는 회의에서 기준금리 0.50%p 인하할 확률은 8월 고용보고서 발표 전 47%에서 이날 30%까지 하락했다. 0.25%p 인하 확률은 같은 기간 57%에서 70%까지 높아졌다. 현재 연준의 기준금리는 5.25∼5.50%다. 올 연말까지 연준이 세 번의 회의에서 금리를 1.25%p 내릴 가능성은 39.2%에서 이날 42.7%까지 높아졌다.
시장에선 연말까지 최소 1%p 이상의 금리 인하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면서도 한번에 0.50%p를 떨어뜨리는 '빅컷'이 필요할 만큼 경제가 불안한 상황은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한 것으로 풀이된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유지니오 알레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0.50%p를 인하를 하면 경제가 무너지고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시장에 보낼 수 있다"며 빅스텝은 성급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스텍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빅컷이 불필요하다고 잘라 말했다. 8월 고용 동향에는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어떤 불길한 징조도 없다고 그는 강조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아예 빅컷은 생각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켈리는 첫 인하 폭은 0.25%p가 돼야 한다면서 0.5%p 빅컷으로 대응했다가는 모두를 불안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준의 빅컷이 미 경기 침체 불안감을 높여 역효과를 부를 것으로 그는 우려했다.
■ "3% 대 금리 유지될 듯"
그럼에도 고용시장 냉각이 추가로 확인될 경우 인하 속도는 빨라질 전망이다. 인플레이션이 2%대에 진입한 것을 확인한 연준에게 현재 가장 중요한 정책목표는 고용안정이기 때문이다. 앞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도 지난달 23일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노동지표가 금리 인하의 속도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앞서 시장에선 노동시장의 빅컷 조건을 신규 고용 10만명 이하와 실업률 4.4~4.5% 이상으로 분석했었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가 지속되더라고 코로나19 확산으로 2년 여간 이어졌던 제로금리 시대는 한동안 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창업자는 최근 "연준이 금리를 3%대로 낮출 것"이라며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3%대 금리에 머무를 것이란 점이다. 금리가 제로(0) 금리나 0.5%, 1%로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선 기준금리가 내년 하반기까지 2.75~3.0%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